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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고급 브랜드 기업에…'토종'은 달랑 하나

이성웅 기자I 2018.06.07 06:00:00

딜로이트 글로벌, ''2018 고급 브랜드 파워'' 보고서
MCM 인수한 ''성주디앤디'' 유일
업계, "국제적 인지도 제고 노력 절실"

루이비통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매장 전경. (사진=루이비통)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세계적인 고급 의류·화장품 브랜드 대열에 토종 브랜드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과는 별개로 국제적인 브랜드 인지도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경영 컨설팅업체 ‘딜로이트 글로벌’이 발표한 ‘2018 고급 브랜드(Luxury Goods) 글로벌 파워’ 보고서에 따르면 고급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100대 기업 중 국내 기업은 잡화 브랜드 ‘MCM’으로 이름을 알린 ‘성주디앤디’가 유일하다.

딜로이트는 지난 2014년부터 △의류·신발 △가방·액세서리 △화장품·향수 △보석·시계 등 4개 부문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를 꼽아 매출액을 비교한 보고서를 내고 있다.

성주디앤디는 2016년 회계연도 기준 매출액이 4억9700만달러(약 5321억원)를 기록, 올해 보고서에서 전년 보다 3단계 떨어진 65위에 올랐다. 명단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엄밀히 따졌을 때 ‘토종 브랜드’는 아니다. MCM은 1976년 독일에서 탄생한 브랜드로, 성주디앤디가 2005년 MCM을 인수하면서 국내 브랜드로 분류됐다.

2018 명품 글로벌 파워 보고서 (자료=딜로이트 글로벌)
‘K-패션·뷰티’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고급 브랜드 시장에선 아시아 최하위권으로 인식되는 처지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급 브랜드 시장에서 아시아권 강자는 단연 중국이다. 홍콩을 포함해 9개 기업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총 매출액만 173억5500만달러(약 18조5872억원) 규모다.

인도(5곳)와 일본(5곳)도 고급 브랜드 강자로 꼽혔다. 특히 일본은 시세이도 프리스티지앤프래그런스(17위), 폴라오르비스 홀딩스(41위) 등 화장품 기업 2곳과 온워드 홀딩스(29위), 산요쇼카이(56위) 등 의류 기업 2곳 등 총 4곳을 100대 기업에 진입시켰다.

국내 업계에선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고 지적한다. 매출 규모로 따지면 아모레퍼시픽(090430), 삼성물산(028260), LF(093050) 등이 고급 브랜드 반열에 오르지 못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부족한 브랜드 인지도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의류업체 한 관계자는 “10위권 안에 드는 기업이 보유한 브랜드의 역사는 100년 이상을 자랑한다”며 “성주디앤디가 매출로는 국내 패션 대기업에 못 미치지만, 이미 브랜드 인지도를 갖춘 MCM을 인수하면서 고급 브랜드 기업으로 분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한 관계자는 “매출과는 상관없이 국내 업체들이 고급 브랜드 시장을 선도하는 유럽에 중심지에 매장을 내려고 하는 것도 국제적인 인지도 제고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2018 명품 글로벌 파워 보고서 중 국가 별 현황 (자료=딜로이트 글로벌)
한편, 이번 보고서에 1위는 루이뷔통과 펜디, 불가리 브랜드 등을 보유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이 차지했다. LVMH 그룹의 2016년 회계연도 기준 매출액은 234억4700만달러(25조1328억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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