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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요즘 서울 전세시장이 심상치 않습니다. 올해와 내년 사상 최대의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수도권 경기 외곽지역이나 매기가 실종되며 침체를 겪는 지방과는 달리 서울은 전세시장 만큼은 꾸준히 강세를 보였는데 최근 낮아진 전셋값에도 집 주인들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부동산 불패’ 지역으로 여겨지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 매매시장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 마저 나오고 있는데요.
강남권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이달 현재 평당(3.3㎡당) 8000만원을 넘어서며 34평(전용면적 84㎡)의 경우 시세가 26억~27억원으로 높게 형성돼 있습니다. 이처럼 매매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지만 전세시장은 영 딴판입니다. 최근 한두달새 전셋값이 2억원 가량이 빠져 14억~14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는데도 수요가 뜸한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기존 갭투자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 들여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 중 자금압박을 겪는 집 주인의 매물이 일시에 몰리면 매매가격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즉 전셋값 하락→급매물 증가→매매가격 하락이 순차적으로 전개되면서 서울 주택시장 전반이 침체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왜냐하면 통상 전셋값과 매맷값은 서로를 밀고 당기는 상관관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전셋값이 내리면서 매맷값을 끌어내리기도 하고, 반대로 매맷값이 하락하면서 전셋값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아서입니다. 실제로 평택, 화성, 용인시 등 경기 남부권은 올해 입주 물량이 대거 증가하는 상황에서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지서면서 역전세난이 현실화되고, 매매가격 보합 내지는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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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서울, 특히 강남 지역은 이와는 조금 다른 상황이라 물량 압박에 따른 매매시장 조정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서울의 올해와 내년 입주 물량은 각각 3만4932가구, 3만8503가구로 최근 3년간 평균(2만5000여가구)에 비해 다소 높긴 하지만 그 수준이 소화불량에 걸릴 정도로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올해와 내년 서울 주택시장에서 재건축·재개발에 따른 수만가구의 이주수요를 감안하면 전세시장 약세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잇따른 고강도 규제에도 서울 아파트값이 큰 폭 오른 것을 보면 잠재적 주택 매수자도 상당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나마 오는 4월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양도세 중과를 비롯해 하반기 보유세 강화 방안,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시행 등 굵직한 추가 규제가 주택시장에 더욱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