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육아]호칭은 선생님, 처우는 알바생…어린이집 보육교사는 웁니다

이데일리는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와 함께 ‘적게 쓰고 크게 키우는 행복한 육아’라는 주제 아래 연속 기획을 게재합니다. 해마다 눈덩이처럼 커지는 육아 부담을 줄여 아이를 키우는 일이 행복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작은육아’ 기획시리즈에 많은 독자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아이를 좋아해서 선택한 일이긴 한데, 박봉에 과중한 근무에 시달리는데다 잠재적 아동학대범 취급을 당할 때는 회의감이 들 때도 많아요. 잡일이 줄어서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립 어린이집 보육교사 한선영(가명·32)씨)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근무환경은 열악하다. 평균 근무시간은 10시간 가까이 되지만 월소득은 190만원에도 못 미친다. 박봉과 초과근무에 시달리다보면 신경이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다. 보육시설내 아동학대가 좀처럼 뿌리뽑히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 보육교사 9시간 36분 근무에 휴식은 18분

2015년 전국보육실태조사 어린이집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경력교사 40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9시간 36분으로 나타났다.

아이를 돌보는 데 평균 7시간 54분을, 보육준비와 기타업무를 하는데 약 1시간을 썼다. 점심시간은 30분, 휴식시간은 18분에 불과했다. 아이들에게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업무의 특성 탓이다.

어린이집 10곳 중 7곳(70.8%)은 초과근무가 일상이다. 그러나 시간 외 근무를 지급하는 곳은 64.7% 뿐이다. 초과근무수당을 주는 곳도 전액을 모두 지급하는 곳은 10곳 중 6곳(61.2%)뿐이다. 상한선이 있는 경우가 19%, 초과근무시간과 상관없이 모든 교사에게 일괄지급하는 경우가 18.4%였다.

이렇게 일하고 이들이 받는 전체교사 월평균 급여는 기본급(평균 147만 8000원)과 수당(평균 36만 5000원)을 모두 더해 184만 3000원이다. 그나마 2004년 96만원에 불과했던 것이 10년만에 88만원(2014년 기준) 올랐다.

기관유형별로 교사의 호봉과 월 평균 급여에 차이가 컸다. 사회복지재단 등에서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월평균 급여(수당 제외)는 175만 5200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국공립어린이집(173만 5800원) △법인·단체어린이집(169만 2300원) △직장어린이집(169만 1000원) △민간어린이집(128만 4200원) △가정어린이집(118만 3900원) 순으로 나타났다.

2015년 고시한 최저임금(월 116만 6220원·시간당 5580원)과 비교하면 가정어린이집 보육교사의 급여수준은 최저임금과 거의 동일하다. 심지어 초임교사의 급여수준은 보육교사 전체 급여평균의 84.9%에 불과하다.

◇ 남의 아이 돌보느라 육아마저 포기

다른 사람의 아이를 돌보느라 보육교사는 되레 출산·육아에서도 고충이 크다. 2014년 한 해 동안 보육교사가 사용한 연차는 여름휴가를 포함해 9.1일이었고 산전·후 휴가가 가능하다는 답변은 58%에 불과했다. 특히 2012년 조사 때(64.6%)보다 줄었다. 육아휴직 가능 여부도 55.4%로 2012년(58.4%)보다 3%포인트 줄었다. 대체인력 부재 등 인력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비담임 보조교사가 있는 어린이집은 전체의 38.6%에 불과했다. 국공립어린이집의 경우 66.7%가 보조교사를 활용했지만, 가정어린이집의 보조교사 활용률은 28.3%에 그쳤다. 비담임교사 1일 평균 근로시간은 5시간 17분이었다.

보육교사들에 대한 근무만족도 조사에서 91%가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답했지만 만족도는 55.3%로 절반을에 불과했다. 이들이 원하는 희망급여는 225만원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기 근속하는 보육교사를 찾아보기 힘들다. 보육교사 경력은 평균 4년 7개월에 그쳤다.

어린이집 연합회 관계자는 “규모가 작을수록 보육교사의 근무환경이 열악한 경우가 많아 이직이 잦은 편”이라며 “월급과 처우 등 보육교사의 근무환경이 개선된다면 자연스럽게 보육교사 수준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