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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異야기]"아줌마 근성이 매출 1000억 회사 만들었죠"

임성영 기자I 2016.06.08 06:50:00

천광 中 웨이 메이 뚜 그룹 대표 "첫사업 실패로 자기발전 욕구 터득"
"경력단절 주부에 프랜차이즈 우선 내줘"
"넥스트아이 화장품·바이오 등 진출…韓·中에 윈윈"

△천광(晨光) 넥스트아이 대표(사진제공=넥스트아이)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첫 사업에 실패하고 또 사업을 하겠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 대부분 세상물정 모르는 아줌마가 하기에는 어려운 일이라며 포기하라고 했다. 그러나 바로 그 아줌마 근성으로을 설립 10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이 넘는 회사로 만들 수 있었다.”

현재 중국 웨이 메이 뚜 그룹과 국내 코스닥 상장사인 넥스트아이를 동시에 이끌고 있는 천광(晨光) 대표는 7일 경기도 부천 넥스트아이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전업주부로서 사업에 성공한 비결을 이처럼 소개했다.

◇전업주부, 中 최대 에스테틱 프랜차이즈 대표로

천광 대표는 중국에서 피부 관리점(에스테틱) 프랜차이즈 사업을 영위하는 그룹을 만들고 키워온 장본인이다. 웨이 메이 뚜 그룹은 중국 현지에 4000개의 점포와 5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대규모 프랜차이즈 업체로 중국 여성이라면 태어나서 한번 쯤 웨이 메이 뚜의 피부관리를 받아봤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웨이 메이 뚜를 이끄는 천광 대표 역시 중국내 손꼽히는 여성 CEO다.

천광 대표는 “결혼 후 9개월 동안 집안일을 하며 집에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아무런 희망이 없는 나를 발견했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살던 동네에 작은 미용실을 열었다. 그러나 미용실사업은 3개월 만에 정리해야 했다. 직원들의 잦은 이탈로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웠기 때문. 그는 “직원들에게 잘해주기만 하면 오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일하는 사람의 내면에 돈을 벌겠다는 욕구보다 배움을 통해 자기발전을 하려는 욕구가 더 크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미용실사업 실패 이후 우연히 한 에스테틱 매장 앞을 지나는데 중국엔 왜 유명한 자국 에스테틱 브랜드가 없는 지를 자문했다. 뇌리를 스친 이 의문이 유미도그룹의 시작이었다.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북경에 첫 번째 매장을 열었다.

◇첫 사업 실패로 자기발전 욕구 깨달아… 웨이 메이 뚜 그룹 외형 확대에 영향

미용사업의 실패를 통해 깨달은 인간의 자기발전 욕구가 웨이 메이 뚜 그룹 외형을 확대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웨이 메이 뚜 그룹그룹은 설립 초기 일반적인 에스테틱 샵이었지만 천광 대표는 곧 프랜차이즈사업으로 구조를 바꿨다. 특히 과거 자신과 같이 결혼과 출산 등을 통해 경력이 단절된 주부들을 중심으로 가맹점 업주를 모집했다. 경력이 단절된 주부들이야말로 창업이 필요하고 원하는 사람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원하는 업주를 대상으로 입지 선택, 직원 모집 등 가맹컨설팅을 하고 피부관리 기술과 경영 방식 등을 교육한 후 가맹점을 내줬다. 그는 “사회로 다시 나오고 싶지만 여성들이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사회에 연착륙 할 수 있게 돕고 싶었다”면서 “여성의 사회 진출은 국가적으로도 이득이기 때문에 더욱 많은 여성들을 다시 사회로 끌어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천광 대표는 중국 프랜차이즈 업계에 없던 새로운 수익구조도 시도했다. 가맹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웨이 메이 뚜 그룹에서 생산하는 화장품과 기기를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팔아 이익을 내는 방식이다. 바로 가맹의 직영화다. 매장을 연 이후 지속 관리가 안 된다는 프랜차이즈의 문제점과 사업 확장이 어려운 직영점의 단점을 해소한 것. 예컨대 유미도그룹에서 개발한 피부미용 기기를 가맹점에서 구입하면 본사 직원이 파견돼 사용법 등을 전수한다. 매출이 오르지 않는 등의 문제가 생기면 본사 전문 인력이 가맹점으로 투입된다. 제품 구매비만으로 성공 노하우 가진 전문가들의 꾸준한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창업주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웨이 메이 뚜 그룹은 빠르게 외형을 확장했다. 지금도 연간 2만여 건의 가맹컨설팅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천광 대표는 “웨이 메이 뚜 그룹에서 생산하는 화장품은 세계 어떤 회사 제품과 견줘도 품질면에서 뒤지지 않는다”면서 “사업이 빠르게 성장한 것도 화장품 제품 개발을 제일 중시한 덕분”이라고 자신했다. 해외 유명 브랜드가 웨이 메이 뚜 그룹이 개발한 제품을 모방한 경우도 있을 정도다. 천광 대표는 화장품 제품 개발을 위해 아직도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다. 좋은 제품이 있다는 소식을 듣거나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제조사가 어디든 직접 찾아간다. 그는 “화장품이라고 하면 물불 안 가린다는 게 잘 알려져 지인들이 화장품과 관련된 정보를 들으면 내게 1순위로 연락한다”면서 “화장품 제조와 관련된 공부를 한 적은 없지만 15년간 이 일에 몰두하다 보니 어느새 전문가가 돼 있더라”며 웃었다.

△웨이 메이 뚜 그룹 화장품 매장 사진(사진제공=유미도그룹)


◇위기에 오히려 투자 늘려…고객 신뢰얻어 기회로 작용

웨이 메이 뚜 그룹이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하자 이를 모방한 에스테틱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피부미용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런 가운데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까지 발생하면서 내수 경기가 침체되면서 웨이 메이 뚜 그룹에도 위기에 닥쳤다. 그는 “외형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던 시기라 투자는 늘어가는데 남는 돈이 없으니 막막했다”면서 “처음 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만류하던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하루에도 수 십번 겁 없이 사업을 결심한 스스로를 자책했다”고 회상했다. 회사가 생사의 길로에 놓이자 타개책을 찾기 위해 하루에도 몇번의 회의가 릴레이처럼 이어졌다. 모든 회의의 귀결점은 비용을 줄이자였고 그 방안으로 저렴한 재료 사용과 가맹점에 지원 축소, 감원이 제안됐다. 마지막 결정을 해야 하는 회의를 앞두고 그는 회의를 연기하고 몇일 동안 잠도 자지 않고 고민을 거듭했다. 천광 대표는 다음 회의 때 의외의 대책을 내놨다. 이전보다 더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프랜차이즈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한 것. 감원도 하지 않겠다고 선포했다. 그는 “당시 많은 사람이 저를 손가락질하며 미쳤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그때의 결단으로 웨이 메이 뚜는 어려운 때에도 품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인식이 생겨나면서 더 많은 고객이 유입됐다”고 힘줘 말했다. 직원과 프랜차이즈 업주들의 애사심도 더 강해지는 계기가 됐다. 천광 대표는 “중국엔 늘 처음과 같은 마음이라는 뜻의 ‘항심(恒心)’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처음 사업을 할 때 가졌던 마음가짐을 잃지 않는다면 사업에 실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넥스트아이 인수, 한·중 윈-윈 첫 사례 될 것”

천광 대표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해 지난해 12월 넥스트아이 인수를 결정했다. 그는 “최근 중국에선 한국 대중문화를 추구하는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면서 “한국 화장품이 특히 중국 소비자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넥스트아이의 신사업으로 화장품 사업을 추가했다. 한국 화장품 제조사와의 기술합작, 또는 인수합병(M&A) 등의 방식을 통해 우수한 품질의 화장품을 만들어 유미도 그룹이 보유한 중국 내 다양한 유통 채널로 판매할 예정이다. 넥스트아이의 화장품 사업부 매출이 늘면 넥스트아이와 중국 고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다. 현재 여러 한국 화장품 제조사들과 기술 합작, M&A 등을 타진하고 있다.

더 나아가 헬스케어·바이오사업에도 진출한다. 유미도그룹이 중국 북경에 설립한 항화병원과의 장기적인 시너지를 염두에 둔 전략이다. 그는 “한국 바이오 업체들은 임상 시험을 거친 우수한 상품을 가진 곳이 많다”면서 “한국의 뛰어난 인재와 기술을 접목해 줄기세포 센터와 의학미용 센터 등을 설립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이 외에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미향가(美享家)’도 넥스트아이를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그는 미향가가 중국 고객이 우수한 한국 화장품을 더 빠르게 구입할 수 있는 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 한국의 제품들이 더 넓은 중국 시장으로 침투할 수 있게 만들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사업도 캐시카우 사업으로 꾸준히 성장시킬 계획이다. 천광 대표는 각종 첨단 제품과 관련 부품의 외관을 검사하는 장비를 생산하는 머신비전사업과 웨이 메이 뚜 그룹의 화장품 사업을 접목했다. 그는 “넥스트아이가 보유한 검사 장비 기술을 활용해 화장품 내 수은 등 부적합 물질의 함유 여부를 판별하는 검사 기기를 만들 수 있다”면서 “중국 현지 시장 조사 결과 이런 기기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넥스트아이는 머신비전사업부의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자회사를 설립 중이다. 중국 자회사 설립 후 신제품 판매가 시작되면 매출이 빠르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 엑스레이(X-Ray) 검사장비를 생산하는 넥스트아이 자회사 이노메트리는 중국 신규 고객사 확보를 통해 올 1분기에만 지난해 전체 매출을 초과 달성했다. 최대주주인 유미도그룹이 중국 현지의 탄탄한 현지 네트워크를 보유한 회사라는 것을 입증해 준 셈이다. 이에 힘입어 넥스트아이는 1분기 영업이익이 12억83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8억600만원으로 96% 증가했다.

끝으로 천광 대표는 “최근 중국 기업들의 한국기업 투자가 늘어나면서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는 걸 안다”면서 “웨이 메이 뚜 그룹과 넥스트아이가 한국과 중국기업, 더 나아가 투자자들까지 윈윈할 수 있는 첫 번째 사례가 되도록 노력할 준비가 돼 있으니 지켜봐 달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천광(晨光) 넥스트아이 대표는

중국 북경대학교 공상관리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2002년에 웨이 메이 뚜 그룹를 설립했다. 중국에서 ‘웨이 메이 뚜 패러다임’을 일으키며 4000여개 가맹점과 500여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성공적인 프랜차이즈사업으로 키웠다. 중국경제 위대한 경영인 100인, 10대 국제 프로젝트 기획인, 중국상업 기술혁신 50인, 2015년도 중국의 영향력을 가진 여성인물 등 수많은 상을 받았다. 현재 중국 프랜차이즈 경영협회 상무위원, 성형미용 지부 상무위원 등 관련 업계의 주요 기관에서 중직을 겸하고 있다.

△넥스트아이 본사(사진제공=넥스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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