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이번 주 건설업계에서는 매서운 추위와 같이 좋지 못한 소식이 많이 들려왔습니다. 경영 부실이 쌓인 중견건설사들이 줄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들이었습니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울트라건설(004320)은 지난 11월에 이어 이번 주에도 이미 수주해 진행하고 있던 관급 공사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지난 22일 조달청과 맺은 농림축산검역본부 청사 신축공사 계약을 해지한 것입니다. 지난 11월에는 주한미군기지이전시설사업 장성급 및 지휘관 숙소시설 건설공사와 고속도로 제65호선 울산-포항간 건설공사, 고속도로 제10,104호선 냉정-부산간 확장공사, 성남시 의료원 건립공사 등의 계약을 해지한 바 있습니다.
이번 계약 해지는 나머지 공사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울 만큼 울트라건설의 유동성이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KCC건설(021320)은 울산일반산업단지 내 산업용지 중 일부를 모회사인 KCC에 매각했습니다.
이곳은 KCC건설이 시행사 티에스산업개발과 함께 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하던 곳인데, 분양률이 저조하면서 시행사가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자 KCC건설이 부지와 사업권을 넘겨 받는 조건으로 시행사의 채무를 넘겨 받으면서 생긴 땅입니다.
하지만 이 채무를 감당할 능력이 없는 KCC건설이 채무 변제를 위해 모회사인 KCC에 땅의 일부를 매각한 것입니다.
이처럼 KCC건설은 든든한 모회사가 있던 덕에 근근히 버티고 있는 실정입니다.
KCC건설과 같이 범현대가의 건설회사 중 하나인 성우종합건설은 지난 24일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 받았습니다.
현대시멘트가 주식의 100%를 보유한 성우종합건설은 양재동 파이시티 사업에 참여했다가 이 사업이 중단되면서 자금난을 겪게 됐고 결국 2010년 워크아웃 절차를 밟게 됐습니다.
이후에도 신규 수주와 매출 감소로 재정 상태가 악화되면서 파탄상태에 이르게 되자 지난 1일 회생절차를 신청했습니다.
울트라건설, KCC건설, 성우종합건설 모두 한때 잘나갔던 회사들입니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 추진, 특히 PF로 진행한 사업들이 어려워지면서 회사 전체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전해진 좋지 못한 소식들은 모두 이때부터 쌓인 부실로 인한 결과물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고 좌절하기만 할 일은 아닙니다. 울트라건설과 KCC건설처럼 그동안 쌓인 부실을 각고의 노력으로 털어낸다면 언젠가는 부활의 꿈도 꿀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습니다. 성우종합건설도 법원으로부터 패스트트랙 방식을 적용, 신속하게 회생절차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잃는 게 많겠지만 그래도 회생절차만 잘 통과한다면 회사는 살릴 수 있습니다.
하루 빨리 ‘절망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중견건설업체들에게 ‘희망의 빛’이 보인다는 소식을 전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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