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여보, 나 폰 좀...”
여의도에서 아내의 스마트폰으로 여성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카페를 들여다보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허니버터칩과 클라우드의 인기가 주식시장을 뒤흔든 만큼, 여심을 빨리 읽어야 수익률을 쟁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크라운제과(005740)는 지난 5일 23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10월에 비해 두 달 만에 1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25% 하락했다. 크라운제과는 허니버터칩을 생산하는 해태제과의 모회사이다.
허니버터칩에 앞서 지난여름 맥주 ‘클라우드’가 주식시장을 강타했다. 당시 롯데칠성(005300)은 200만원을 돌파하며 초대박 행진을 한 바 있다.
그런데 허니버터칩과 클라우드 모두 여성이 많은 여초카페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특히 20대~30대 여성이 많은 패션카페 소울드레서와 쌍화차 코코아 카페 등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들 카페들에는 사용 후기 등 품평이 많고 댓글양도 상당해 반응을 빨리 알 수 있다.
아이 있는 30대 주부들이 주로 애용하는 맘스홀릭이나 레몬테라스도 이들이 주목하는 카페 중 하나다. ‘XX지역 맘 모여라’ 카페 역시 유행에 민감하다.
이들 카페의 글을 보기 위해서는 대부분 한 달에 한 번 내지는 석 달에 한 번 정도 있는 등업 기간을 거쳐야 한다. 그나마도 주민등록증 사진 등을 통해 여성인 것을 인증해야 한다. 진입장벽이 높다보니 남초 사회인 펀드매니저 업계로는 아내 폰으로 훔쳐보는 수밖에 없다.
중형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A씨는 “예전에 아내의 폰에서 미샤의 화장품 일명 ‘짭테라’가 인기를 끄는 것을 발견하고 에이블씨엔씨를 매수, 수익을 본 적이 있다”며 “요즘에도 종종 아내에게 이야기를 해 카페 반응을 보곤 한다”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B씨는 “아내가 가입돼 있는 카페에 ‘허니버터칩’ 후기가 9월쯤에 올라왔는데 한 달쯤 지나고 유행이 됐다”며 “백번 탐방 가는 것 보다 한번 여자들이 많은 인터넷 카페를 보는 게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들 카페가 가입이 어려운 만큼, 광고성 글도 적은 편이라 신뢰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아내 핸드폰을 보다보니 웃지 못할 일을 당한 이들도 있다. 대형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 C씨는 “별 생각 없이 ‘내가 쓴 글’을 눌렀더니 나와 싸웠던 이야기, 집 이야기도 구구절절 적어놓았더라”라며 “사생활이려니 했지만 기분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내수주 강세 속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분석한다. 조선이나 철강 등 소위 ‘굴뚝주’야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나 매니저의 탐방이 중요하겠지만, 음식료품이나 화장품주들이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는 주 사용자들의 반응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펀드매니저들뿐만 아니라 일반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대형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인 D씨는 “일부 고객이 딸이나 아내에게 대박상품을 들었다며 제조사에 대한 매매를 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D씨는 “그 중에 좋은 종목도 있지만 가끔 보면 너무 올랐거나 오너 리스크가 있는 종목을 가지고 묻는 고객도 있다”며 “상품의 히트 가능성도 중요하지만 주가의 밸류에이션이나 기업 상황에 대해서도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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