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인도발 금융위기설이 나온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건설업종은 6.7% 밀렸다. 코스피 하락폭 3.7%보다 훨씬 크다. 전통적인 텃밭이던 중동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신흥국시장에서 새로운 활력을 찾는 듯 했던 건설업계는 연이은 악재에 단단히 발목이 잡힌 것이다.
중동시장은 물량자체가 감소한 데다 수의계약방식이 아닌 최저가 입찰제가 되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저가수주를 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극도로 나빠졌다. 지난 1분기에 경험한 어닝쇼크도 사실 중동발 쇼크였다.
이에 반해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한 신흥국 시장은 국가위주의 기간산업이 많은데다 수익성도 더 좋다는 장점 덕분에 급부상했다. 2010년만 하더라도 전체 수주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5% 남짓이었지만 올해 8월에는 37%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가 드디어 수주 다각화에 성공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올 만한 시점에 덜컥 인도발 금융위기설이 터진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아직까지는 인도발 위기가 건설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타 신흥국에서도 자금 유출이 일어나고 있지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우리 건설업계의 인도 지역에 대한 수주는 전체 5% 내외에 그치고 있다. 현재 인도에 진출한 업체는 삼성물산(000830)과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프로젝트는 마무리단계인데다가 내년 8월부터 시행하는 반유프로젝트는 다국적 석유화학기업 엑손모빌과 공동투자라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물산도 현재로서는 파이낸싱과 발주처 상황 모두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지속적으로 조정을 받는 것처럼 위기가 동남아 전체로 번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올 하반기 동남아 지역에는 굵직굵직한 사업이 기다리고 있다. 현대건설(000720) 등 국내 5개 건설사와 한국 수자원공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6조1000억원대의 태국 물관리사업이 10월 경 결정된다. 또 1000억원 규모의 베트남 인프라 사업, 7000억원 규모의 말레이시아 가스사업 등이 하반기 줄줄이 수주 대기 중이다.
게다가 이렇다 할 상승 모멘텀도 없는 것도 고민이다. 지난 2분기 실적도 부진해 7월 코스피가 2.7%할 때도 건설주의 상승세는 1.7%에 그쳤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직접적인 손실은 제한적이어도 장기적으로 해외수주모멘텀이 둔화되는 등의 최악의 경우도 염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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