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금융위기 공동대응 머리 맞댄다

박옥희 기자I 2008.10.12 12:14:15

(주간전망대)IMF-WB 연차총의..국제공조 모색
한일 재무장관, 재정정책 공조 등 논의
정부, 10월말까지 외환시장 안정에 주력

[이데일리 박옥희기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본 재무장관과 미국발 국제 금융위기가 아시아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공조 방안을 협의한다. G20 회원 국가들도 특별회의를 열고 국제 금융위기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주에도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며 장중 1400원선 마저 돌파한 달러-원 환율이 이번주에는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이번주 국내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일정으로는 9월 수출입물가와 고용동향 발표가 예정돼 있다. 국제유가가 지난 9월 배럴당 111달러에서 최저 86달러까지 떨어지긴 했지만 달러-원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가 관건이다.

◇강만수 장관, IMF-WB 연차총회·한일 재무장관 회의 등 참석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해 오늘(11일) 일본 재무장관을 만난다.

이들은 국제금융 위기가 아시아 지역으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역내 공조체계 강화방안을 협의한다. 800억달러 규모의 역내 상호자금지원체계(일명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CMI)의 공동기금을 마련하는 방안과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정책 공조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800억달러의 아시아 공동기금 마련을 가속화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단기간 이내에 결론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중국이 서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공동기금에서 자국의 부담 비율을 높이길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통적으로 중국 재무장관이 IMF-WB 연차총회에 참석하지 않고 차관이 오기 때문에 강 장관이 필요하다면 이후 베이징에 가서 중국 재무장관을 만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강 장관은 출국전인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제 관계는 예전에도 해보면 엄청나게 시간이 걸렸다"며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도 홍콩의 도널드 창이 지난 97년에 제안했는데 아직도 논의만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선진국·신흥경제대국 모임인 G20 특별 재무장관회의가 열려 이 자리에서도 최근 국제금융시장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강 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오는 13일에는 IMF-WB 연차총회에 참석한다. 강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최근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강 장관은 "이번 금융위기는 이머징 마켓, 스몰 오픈 이코노미에서 생긴게 아니라 미국에서 발생했다"며 "이를 잘 해결하기 위해서 또는 윤리적으로도 G7만으로 끝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몰 오픈 이코노미와 이머징 마켓도 함께 협력하고 문제도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할 것"이라며 "국제 금융위기가 일어나기 전에 IMF의 역할이 있어야 되지 않나 등의 말도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는 14일에는 국제 금융계의 주요인사들과 면담과 국제금융 전문가 간담회 참석이 예정돼 있다.

미국 전 재무장관이었던 로버트 루빈 시티그룹 고문,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 존 윈클리드 골드만삭스 사장 등과 면담을 통해 우리나라 은행에 대한 신용라인 확대 등 외화유동성 확충 노력에 대한 지원을 당부할 예정이다.

세계 주요 금융기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만나 국제금융 시장의 신용경색 실상과 금융위기 향방을 논의하고,한국경제의 건전성 및 향후 정책방향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10월말까지 외환시장 안정에 주력

이번주 달러-원 환율이 다소 진정될지 아니면 또 다시 상승세를 이어갈지에도 시장의 시선이 모두 집중돼 있다. 지난주 달러-원 환율은 장중 한 때 1400원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달러-원 환율은 이틀째 하락하면서 1300원선으로 급락했다. 하지만 이날 환율의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235원으로 지난 1997년12월30일 495원 등락한 이후 10년10개월만에 최대 변동폭을 기록했다.

지난 8일에는 1400선에 급접한 1395원으로 거래를 마쳐 지난 1998년 9월23일 1402원으로 마감한 이후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도 이달말까지는 환율의 변동성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강 장관은 지난 10일 "액션플랜에 따라 외환시장이 안정되도록 할 것"이라며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했을 때 10월말까지는 불안심리를 해소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10월말 이후에는 지구전에 들어갈 것 같다"며 "우리나라의 경험에 비춰 봐도 IMF 구제금융 확정된 뒤 금융시장이 더 불안해졌다"고 설명했다.

◇수입물가·고용동향 주목

이번주 주목되는 국내 경제지표는 고용동향과 수출입동향 발표다.

지난 8월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상승세가 다소 꺽였던 수출입물가가 9월에도 환율 상승세를 상쇄하고 국제유가 하락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8월 수출입물가는 전년동월대비 42.6% 상승해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지만 전월 50%를 넘어섰던 것에 비해서는 속도가 둔화됐다. 전달비로는 4.4% 하락해 14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9월 고용동향이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지난 8월 신규 취업자수는 전년동월대비 15만9000명 증가했다. 신규 취업자 수는 지난 6월 14만7천명 증가한데 이어 7월에는 15만3000명 소폭 늘어났다.

9월 고용동향을 발표하면서 통계청은 "지난 6월을 저점으로 해서 신규 취업자 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고용률이 현재 작년에 비해 떨어진 수준이지만 전년동월대비 하락폭이 6월 0.3%포인트로 확대됐다가 다시 0.2%포인트로 줄어들었다"며 "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은 있지만 3개월 정도의 상황이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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