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스9’은 3일 ‘국익 눈 감은 SBS, 올림픽 중계권 싹쓸이’를 시작으로 12일까지 열흘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12건의 뉴스를 보도했다. 아침 뉴스광장과 뉴스타임, 뉴스라인 등의 다른 보도 프로그램까지 합칠 경우 30건. KBS 뉴스9는 SBS의 올림픽 중계권 계약이 비슷한 기간에 발생한 ▲한국군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15건)와 비슷한 비중이거나 ▲법조비리 사건 (8건) 보다 중요한 뉴스라고 판단한 셈이다.
박웅진 방송영상산업진흥원 연구원은 “방송 3사의 보도 양태는 시청자들이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 같다”며 “공익적 성격이 강한 뉴스를 사유화하고, 돈 문제로 얼굴을 붉히는 모습은 방송 저널리즘의 품위를 저해했다”고 말했다.
스포츠 경기 중계마다 마찰을 빚는 방송사를 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KBS는 지난 2월 3사 합의를 깨고 ‘IB스포츠’로부터 AFC 패키지와 미국 메이저리그야구(MLB) 중계권을 샀다가 비난받았고, MBC는 지난 2000년 MLB 중계권(2001~2004년)을 독점 계약했다. 이번에는 SBS가 같은 처지에 몰린 셈. SBS 역시 ‘공격’에 맞서 ‘KBS의 자가 당착’ 등의 뉴스를 내보내 ‘전파 사유화(私有化)’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방송심의규정은 ‘방송은 국민이 필요하고 관심 있는 내용을 다룸으로써 공적 책임을 다해야’(7조1항)하고, ‘품위를 지켜야 한다’(26조1항)고 규정하고 있다.
지상파 위주로 이뤄지는 국제경기 중계권 확보 관행에 대해서도 되돌아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미 케이블TV가 스포츠 중계의 주요 창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인기 종목의 경우 지상파 방송사가 중계권만 확보한 후 중계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시청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 지난 월드컵에서 본 것처럼 방송 3사가 거의 ‘방송 폭력’ 수준의 중복 편성을 한 것도 결국은 중계권료 확보에 들어간 비용을 만회하기 위한 것이었다. 스포츠 중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송종길 경기대 교수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지상파 중심의 코리안 풀 대신 케이블, 위성 등 다양한 사업자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풀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