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정훈기자] 포스코(POSCO)의 주가 상승 랠리가 무섭다. 주가가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부담이 커지고 있고 2003년 실적도 시장 기대에 다소 못 미쳤지만, 외국인을 주축으로 한 매수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도
포스코(005490)의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가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내수 가격을 인상해 최근 계속되고 있는 원자재 가격 상승을 상쇄시키고 마진율을 유지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철강경기 호조 지속..`차이나 이펙트는 살아있다`
포스코의 주가 메리트를 가장 부각시켜 주는 부분은 뭐니 뭐니해도 바로 포스코의 실적과 직결돼 있는 철강경기 전망이다. 중국쪽 수요 증가에 따른 `차이나 이펙트(China effect)`가 올해에도 유효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화증권 박현욱 애널리스트는 “올해에도 세계 철강가격은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수요측면에서 세계 최대 철강 소비국인 중국의 견조한 수요로 가격 강세가 유지될 것이며 세계경기 회복으로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상승했던 미국, 유럽의 동반 강세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측면에서도 세계 철강회사들의 합병과 구조조정으로 공급물량 조절이 쉬워졌고 지난 2002년 가격 상승을 촉발시켰던 미국의 세이프가드가 철회되면서 경기 회복과 맞물려
가격 상승의 선순환을 일으키는데 일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지난해 연말 한국철강협회가 발표한 철강 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1분기 철강경기전망 BSI는 110으로 2분기 연속으로 기준치인 100을 웃돌았다. 1분기가 비수기이고 설날 연휴 등으로 조업일수도 적어 생산, 내수판매지수는 100 이하로 나타났지만, 철강재 가격BSI의 경우 150으로 전분기의 130보다도 더 높았다.
미래에셋증권 조표훈 애널리스트는 “중국쪽 경제성장으로 철강 수요가 늘어날 것이고 유럽과 북미권 경기까지 살아나면서 철강수출 여력이 줄어들면서 아시아쪽에서는 상대적으로 철강 공급 부족(shortage)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올해 세계 철강경기는 상반까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하반기에도 적어도 둔화되진 않을 것”이라며 “철강가격에 6개월 정도 선행하는 포스코의 주가 흐름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까지 비중 확대 전략은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모멘텀 유효..내수가격 인상 여부가 마진율 좌우
이처럼 철강경기가 올해에도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포스코의 실적 모멘텀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순이익이 1조9000억원으로 시장 예상에 못 미쳤지만, 창고에 보관 중이던 2번째 미니밀을 이란 철강사에 매각하면서 600억원의 영업외손실을 반영하면서 올해 부담까지 털어냈다.
박현욱 애널리스트는 “세계 철강가격의 강세는 포스코의 수출가격 상승과 내수가격 인상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올해 매출액 14조7596억원, 영업이익 3조1970억원, 순이익 2조2658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1994년 이후 중국과 미국의 판재 가격 추이

조표훈 애널리스트는 “국제 철강가격 상승으로 포스코의 매출중 75%를 차지하고 있는 내수쪽 가격 이상이 예상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좋아질 것”이라며 “중국과 일본쪽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계속 성공하고 있어 포스코도 가격을 인상할 수 있을 것이며 그럴 경우 고부가 제품 비중이 높아 수혜는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구택 회장이 “철광석이나 석탄 등 원료가격의 상승이 철강업체의 경영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신년사에서 밝혔듯이, 원료 가격 상승을 어느 정도 내수 가격에 반영할 수 있을 지가 향후 주가 움직임에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MGMI지수와 니켈, 전기동, 아연가격 추이

메리츠증권 신윤식 애널리스트는 “보통 강판의 경우 원료 가격 상승을 곧바로 가격 인상으로 만회하지만, 스텐레스의 경우 중국업체들의 증설로 인해 니켈 가격 상승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스텐레스 가격을 적어도 20% 정도 올려야할 상황이며, 이 부분이 어떻게 결론날 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 `신고가 행진`..밸류에이션 부담은 `아직`
작년 10월초 12만원대에 머물러 있던 포스코 주가는 불과 두 달여만에 16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이 과정에서 주가는 연일 전고점을 가볍게 뚫어내는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주가 상승과 함께 외국인의 주식 매수세도 식지 않고 있다.
잇따른 주가 상승으로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은 그만큼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밸류에이션상 부담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주로 타 산업이나 해외 경쟁업체 주가에 비해 상승률이 높지 않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신윤식 애널리스트는 “최근 포스코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연관 산업인 자동차업종 주요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과 비교할 때 아직도 저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6개월 목표주가를 18만4000원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현재 상향 조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그는 “최근 외국인 매수로 보유 지분율이 워낙 높아져 추가로 대거 순매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 같은 가격 메리트가 상존하고 있어 일부는 이익 실현에 나서겠지만, 교체매매 정도에 그칠 것이며 매수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10월 이후 POSCO와 U.S.Steel간 주가 비교

조표훈 애널리스트도 “해외 주요 철강업체들이나 시장 평균 PE를 감안할 때 포스코 주가는 아직도 저평가돼 있어 메리트가 있다”며 “특히 미국의 U.S.스틸 주가가 하반기 중 2배 이상 급등한 것에 비해 포스코의 상승률은 낮은 편이어서 밸류에이션 갭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목표주가를 19만원으로 제시하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