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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들은 사명 변경 이유로 신사업 추진, 이미지 제고 등을 제시했다. 특히 반도체와 AI 산업 성장 전망에 관련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사명을 변경하는 사례가 다수였다.
윈텍(320000)이 대표적인 사례다. 윈텍은 지난달 28일 회사의 경영 목적과 사업 전문화를 위해 상호를 교체 한울반도체로 변경하기로 했다. 상호 변경에 앞서 지난 3월에는 반도체 지적재산권(IP) 설계와 제조업 등을 신규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도 했다. 윈텍은 지난 1999년 설립된 머신비전(Machine Vision) 전문 업체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검사 장비 사업을 하고 있다.
자동차 센서 전문기업인 트루윈은 지난 5월24일 사명을 엣지파운드리(105550)로 변경하기로 주주총회에서 결의하면서 인공지능(AI) 사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사명 변경과 동시에 AI 하드웨어 가속 장치 개발과 판매업, AI 소프트웨어 솔루션 개발 및 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지난달에는 AI멀티모달사업부를 신설해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AI와 적외선(IR) 센서를 융합한 신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코스닥 상장사들이 사업적 변화를 직관적으로 알린다는 목적으로 사명을 변경했지만, 주가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사명을 변경한 코스닥 상장사 5곳 중 다음 날 주가가 상승한 곳은 고려시멘트(198440) 한 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윈텍(320000), 젬백스링크(064800), 빌리언스(044480) 등의 주가는 하락했으며 룽투코리아(060240)의 주가는 변동이 없었다.
일각에선 코스닥 상장사들의 잦은 사명 변경이 부진한 사업 성과를 가리기 위한 수단으로 남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달 기존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에서 사명을 바꾼 빌리언스(044480)는 이보다 앞서 수차례 사명을 바꿨다. 바이오제너틱스(2017년)→경남바이오파마(2020년)→블루베리NFT(2021년) 등으로 1~3년 주기로 사명을 고치며 주력 사업을 교체했다.
전문가들은 상장사들이 신사업 추진을 위해 사명 변경이 뒤따를 수 있지만 잦은 사명 교체는 불안한 펀더멘털을 방증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스닥 업체들은 테크 기반 업체들이 많기 때문에 신규 투자처가 생기고 사업적인 변동이 생길 때 사명을 변경할 수 있다”면서도 “짧은 사이클로 업종을 전환하는 것은 사업적인 펀더멘탈이 불안하다는 인식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