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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수는 부진한데 감면 남발이라니…긴축재정 맞나

논설 위원I 2024.03.28 05:00:00
올해 국세감면율(국세수입액 대비 감면액의 비율)이 법정한도를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기획재정부는 그제 ‘2024년도 조세지출 기본 계획’에서 올해 국세감면액이 77조1000억원, 국세감면율은 16.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국세감면율 법정한도(14.6%)를 1.7%포인트나 초과하는 수준이다. 국세수입이 부진한데도 정부가 세수는 보살피지 않고 세금 깎아주기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가재정법은 매년 국세감면율이 ‘직전 3년 평균치+0.5%포인트’를 넘을 수 없도록 법정한도를 설정해두고 있다. 감면 조치를 무분별하게 남발해 재정 건정성을 해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다.

국세감면의 법정한도 초과는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첫해인 2022년만 해도 국세감면액은 63조5000억원, 국세감면율은 13.0%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3년 국세감면율은 15.8%로 법정한도(14.3%)를 1.5%포인트 넘겼다. 올해는 불과 2년 만에 국세감면액은 21.4%(13조6000억원)가 늘었고 국세감면율은 3.3%포인트나 높아졌다.

정부는 국세감면이 2년 연속으로 법정한도를 초과한 것은 세수가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없다. 국세수입액은 올해 394조9000억원(전망치)으로 전년 대비 7% 늘었는데 국세감면액은 전년 대비 10.9% 늘어 국세수입 증가율을 3.9%포인트나 앞질렀기 때문이다. 2년 전과 비교하면 국세수입액은 6.6%가 줄었음에도 국세감면액은 21.4%가 늘었다. 세수가 줄어들면 세금 감면액도 줄여야 정상이 아닌가.

조세지출은 특정 분야에 혜택을 주기 위해 정부가 걷어야 할 세금을 걷지 않는 것을 말한다. 반면 예산지출은 정부가 예산을 편성해 직접 돈을 지출하는 것이다. 재정 적자폭을 늘려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행위라는 점에서 양자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정부가 앞에서는 긴축재정을 한다고 예산을 줄이면서 뒤로는 조세지출을 늘려 사실상 확장재정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가뜩이나 세수가 모자란데 세금 깎아주기만 남발하면 재정은 더욱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 정부는 난립한 각종 비과세 감면 제도를 전면 재정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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