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 쉬운 BMW 차명..‘9개 숫자와 6개 알파벳에 담긴 비밀’

박민 기자I 2023.09.08 07:20:00

차명 ‘시리즈+성능+연료 종류+구동방식’ 순
원리 알면 차급, 성능, 연료종료 구분 쉬워
0~8은 차급(시리즈), 홀짝에는 라인업 성향
홀수 세단·해치백·왜건, 짝수 쿠페·컨버터블
SUV ‘X’, 순수전기차 ‘i’, 고성능 모델 ‘M’

[이데일리 박민 기자] ‘BMW 뉴 i5 M60 xDrive’.

BMW가 오는 10월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하는 뉴 5시리즈의 순수 전기(BEV) 고성능 모델명이다. 이번 뉴 5시리즈는 8세대 완전변경 모델로서 독보적인 디자인에 혁신적인 편의사양과 첨단 디지털 시스템을 대거 갖췄다. 특히 5시리즈 라인업 최초로 선보이는 순수전기 모델은 5시리즈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최상위 모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실제로 차명에도 이러한 강력한 성능을 담아냈다. 우선 순수 전기 모델임을 뜻하는 ‘i’에 중형 차급(세그먼트)을 알리는 ‘5’를 더하고, 여기에 고성능 모델에만 붙는 ‘M’과 성능 수준을 지칭하는 6000cc급 이상의 엔진 출력을 뜻하는 ‘60’이 붙었다. 끝으로 사륜구동을 뜻하는 xDrive가 마지막에 자리하며 이름이 완성됐다.

BMW 관계자는 “일부 소비자들의 경우 BMW 신차를 마주할 때마다 긴 이름탓에 모델명을 외우기조차 벅차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BMW의 작명 원리를 알고 나면 차급이나 성능, 연료의 종류 등을 손쉽게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MW 뉴 5시리즈.(사진=BMW코리아)
BMW 뉴 5시리즈.(사진=BMW 코리아)
◇차명, 9개 숫자와 6개 알파벳 조합

BMW는 과거 세단과 왜건, 해치백으로 구성된 1·3·5시리즈를 주축으로 라인업을 구성해왔다. 그러다 2010년 이후 각 모델 시리즈가 쿠페와 컨버터블 등으로 다변화되면서 네이밍 체계 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고, 이후 대대적인 이름 체계 개편을 단행해 현재와 같은 작명 체계를 갖추게 됐다.

우선 BMW의 모든 모델은 0부터 8까지의 9개 숫자와 X, Z, L, i, d, e 등 6개의 알파벳 조합으로 이뤄진다. 이를 토대로 ‘시리즈+성능+연료 종류+구동방식’의 의미를 담은 숫자와 알파벳으로 표현한다. 예를 들어 BMW 520d xDrive는 5시리즈(중형 시리즈)+20(성능 수준)+d(디젤)+xDrive(사륜구동)가 더해져 지어지는 방식이다.

모델명 맨 처음에 붙는 숫자는 ‘시리즈’를 구분하기 위해 사용되며 세그먼트(차급)에 따라 달라진다. 1과 2는 프리미엄 소형차(유럽 C-세그먼트), 3과 4는 프리미엄 준중형차(유럽 D-세그먼트), 5와 6은 프리미엄 중형차(유럽 E-세그먼트), 7과 8은 대형차(유럽 F-세그먼트)에 해당된다.

또한 BMW의 모델 시리즈는 홀수와 짝수로 그 라인업의 성향을 구분할 수 있다. 홀수 시리즈는 세단이나 해치백, 왜건 등 전통적이면서도 실용성을 중시한 모델들이다. 짝수 시리즈는 쿠페나 컨버터블처럼 아름다운 디자인과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모델들로 구성돼 있다.

이 같이 홀수와 짝수로 구분되는 이름체계는 지난 2013년, BMW 4시리즈 출시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출시된 4시리즈는 완전히 새로운 모델인 동시에 이미 존재하는 모델이기도 했다. BMW 3시리즈 쿠페의 후속 모델이었지만, 새로운 차체 기반으로 출시되면서 시리즈 숫자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는 보다 세분화된 고객의 취향을 만족시키고 스포츠 쿠페라는 독립적인 세그먼트를 구축해 기존 1·3·5시리즈와의 차별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BMW 뉴 5시리즈.(사진=BMW코리아)
BMW 모델명 뒤쪽에는 두 자리 숫자와 최대 2개의 알파벳이 조합된다. 먼저 두 자리 숫자는 차량의 성능을 나타내는 지표다. 초기에는 엔진 배기량을 나타내는 숫자였다. 2000cc 엔진을 탑재하면 ‘20’이 붙고 3000cc 엔진이 장착되면 ‘30’ 붙었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며 BMW는 엔진 다운사이징(성능은 유지한 채 배기량을 줄여 연료효율 향상 및 배출가스 저감하는 기술 트렌드)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며, 이 숫자와 배기량 간의 연결고리에 변화를 가했다.

기존 3000cc급 엔진의 출력을 내는 2000cc 다운사이징 엔진 탑재 모델에 ‘20’ 대신 ‘30’이라는 숫자를 부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전 4000cc급 엔진의 출력을 내는 3000cc 엔진 탑재 모델에는 ‘40’을 붙인다. 결국 현재에 이르러서는 해당 두 자리 숫자는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변화했다.

끝으로 차명 마지막에 위치한 알파벳은 엔진 형식을 뜻한다. i는 가솔린 엔진, d는 디젤 엔진, e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뜻한다. 이어 차량의 구동방식이 4륜 구동일 경우 크로스오버(Cross-over) 또는 사륜구동(Four-Wheel-Drive)를 의미하는 xDrive가 붙는다. 만약 차명에 xDrive가 없다면 2륜 구동을 뜻한다.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이름 체계도

BMW에는 시리즈를 나누는 숫자 대신 알파벳으로 시작되는 이름 체계도 있다. SUV를 뜻하는 ‘X’와 순수 전기차를 의미하는 ‘i’, 고성능 모델인 ‘M’은 각각의 이니셜(X, i, M)이 시리즈명(1~7) 앞에 붙어 일반 모델과 구분된다. X5 xDrive50e, i4 eDrive50, M440i xDrive 등이 대표적인 모델명이다.

BMW 뉴 X5 M 컴페티션.(사진=BMW 코리아)
BMW 뉴 X6 M 컴페티션. (사진=BMW코리아)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모델명은 지난 1988년 BMW Z1을 통해 처음 소개됐다. Z는 로드스터 모델에 붙는 이름으로 Z3, Z8 등의 모델을 거쳤으며 2002년 이후로는 Z4 단일 모델로 자리잡았다.

이후 1999년 1세대 SUV인 ‘X5’를 통해 X시리즈도 시작됐다. BMW는 전통적인 SUV 디자인에는 SAV(스포츠 액티비티 비히클)라 칭하고 홀수를, 쿠페형 라인업은 SAC(스포츠 액티비티 쿠페)로 구분하고 짝수를 붙인다. 준중형 프리미엄 SAV 모델은 X3, 중형 프리미엄 SAC 모델은 X6인 셈이다.

i 시리즈는 BMW의 전기화 모델 라인업으로 국내에는 i3를 통해 최초로 등장했다. 2021년 하반기에는 순수전기 모델인 iX와 iX3가 출시됐는데, 이름 속 ‘X’가 의미하듯 두 모델은 SAV 전기차다. 특히 순수 전기차이면서 고성능 M 모델로 개발된 경우 기존 작명 방식과는 예외적으로 ‘i5 M60 xDrive’나 ‘i7 M70 xDrive’처럼 짓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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