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항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단기(spot)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일 4614.10으로 전주 대비 29.69포인트(0.64%) 하락했다.
SCFI는 지난 5월14일부터 지난주까지 20주째 오르며 최고 기록을 매주 경신했지만, 최근 들어 상승 폭이 점차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수 상승 폭은 지난 3일 2.67%에서 10일 1.45%→17일 1.19%→24일 0.46% 등으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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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과 호주·뉴질랜드 노선 운임은 한 주 새 각각 63달러(1.61%), 37달러(0.83%) 하락한 1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당 3862달러, 4405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지중해 노선 운임도 전주보다 54달러(0.72%) 하락한 1TEU당 7444달러, 유럽 노선은 같은 기간 13달러(0.17%) 내린 1TEU당 7538달러로 약세를 보였다.
이와 달리 남미 노선 운임은 전주 대비 27달러 오른 1TEU당 1만222달러로, 지역별 노선 운임 중 유일하게 오름세를 유지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업계에선 이번 운임 하락을 수개월째 운임이 상승한 데 따른 일시적인 조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컨테이너선 운임의 고공 행진을 이끌었던 원인인 항만 혼잡 상황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전체 항만 내 대기 중인 컨테이너선 비중은 34.8%로 전주 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 더해 다음 달 중국 광군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초대형 소비 시즌에 앞서 글로벌 물동량이 늘어나면 다시 운임이 오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최근 올해 전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이 2억680만TEU로 지난해보다 6.3% 증가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는 지난 6월 전망치(2억632만TEU)보다 상향 조정된 규모다.
항만에 물류가 몰려 화물이 쌓여 있다 보니 선적·하역 작업이 지연되면서 선박이 항만에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이는 곧 선사의 운항 횟수 감소→선박 공급 부족→운임 상승 등으로 이어졌다. 미국에선 수입 컨테이너가 늘면서 항만 적재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내륙 물류도 포화 상태를 보이고 있어 단기적인 해소가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건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전문연구원은 “최근 항만 대기상황은 올해 2월과 유사해 최소 몇 달 동안 (선박들의 대기가) 지속할 것”이라며 “2월의 항만 정체가 해소되는데 약 6개월이 소요된 만큼 현재 상황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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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선사들이 비정기 단기 운임을 동결한 데엔 고객과의 관계 강화, 공급망 문제 해결, 운임 상승에 대한 화주·관계기관의 압력 등 복합적 이유가 있다”며 “운임 동결에 참여하는 선사가 증가하면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 동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