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35세 여성 환자가 “최근 감기 증상이 있으며 열이 나고 심장이 두근거린다”며 외래에 왔다. 정밀 검사 결과 ‘아급성 갑상선염’으로 진단됐다. 아급성(亞急性)은 병의 진행 속도가 급성과 만성의 중간 정도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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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구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4.9명 정도에서 발생하는데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2~5배 정도 더 많고, 주로 20~40대에서 발생한다. 소아와 노인은 잘 걸리지 않지만 드물게 발병하기도 한다. 계절적으로는 봄과 가을에 잘 발생하고 때론 홍역이나 볼거리, 독감 등 특정한 바이러스 질환이 유행할 때 동반해 나타나기도 한다.
아급성 갑상선염은 근육통이나 미열, 피로, 인후염 등의 감기 증상이 있던 사람이 갑자기 갑상선 부위에 통증이 발생해 진단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갑상선 부위의 통증이 갑자기 생겼다면 일단 ‘아급성 갑상선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갑상선 통증은 음식을 삼키거나 고개를 움직일 때 또는 기침을 할 때 심해진다. 또한 통증은 갑상선염이 있는 쪽의 턱이나 귀 쪽으로 뻗치고 가슴 부위로 퍼지기도 한다.
‘아급성 갑상선염’은 혈액검사, 초음파 및 갑상선 스캔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 초기 혈액검사에서 갑상선기능항진증 소견이 있으며, 염증 지표인 적혈구 침강 속도와 C-반응단백이 증가하는 소견을 보인다. 초음파에서 염증 소견이 보이며, 갑상선 스캔에서 요오드 섭취가 억제되는 소견이 나타나면 ‘아급성 갑상선염’을 진단할 수 있다. 진찰 시 병변 부위가 딱딱하게 만져져서 갑상선암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미세침흡인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
‘아급성 갑상선염’은 발생하는 증상에 따라 약물로 증상을 조절하는 대증치료를 한다. 이 병은 통증이 심한 편으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사용해 통증을 조절하는데, 염증이 매우 심한 경우 단기간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며 저절로 염증이 가라앉지만 반복적으로 재발하면 수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