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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패싱에…통일부 결국 `대북 쌀 지원` 사실상 무산(종합)

김미경 기자I 2020.12.01 00:00:00

WFP에 선지급 1177만달러 연내 환수 목표
한미훈련 이유로 지원 거부 뒤 `묵묵부답`
다만 통일부 측 대북 지원 의지 분명히 밝혀
이인영 “필요하다면 내년 봄이라도 협력”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1년 넘게 공전해온 대북(對北) 쌀 지원 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통일부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추진해오던 대북 쌀 지원 사업비용을 결국 환수하기로 했다. 북한의 거부로 보류됐던 쌀 5만톤(t) 대북지원 사업이 올해도 진척이 없자 따른 조치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해 6월부터 추진해 온 해당 지원 사업에 현재까지 (북측의 응답이 없는 등)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서 “정부는 국제기구와 사업비 1177만달러(약 140억원)를 환수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6월 WFP를 통해 국내산 쌀 5만t을 지원하기로 하고, 운송비·장비비·모니터링비 등 사업관리비 명목으로 1177만달러를 남북협력기금에서 선지급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해 7월 한미연합훈련 등을 이유로 쌀 수령을 거부해 사업이 보류됐고, 해당 사업비는 올해 예산으로 이월됐다. 아울러 북한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경봉쇄를 강화한 데다, 한 차례 이월된 예산을 다시 이월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정부가 사업비 환수 절차에 나선 것이다. 통일부는 “사업비가 환수되면 다시 남북협력기금으로 편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의 거듭된 지원 거부에도 통일부의 대북 지원 의사는 분명하다. 이인영 장관은 최근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시 남북보건협력의 계기로 삼겠다며 대북 지원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이 장관은 북한이 수해·코로나·국제사회의 제재로 삼중고에 처했다며 “필요하다면 남북이 내년 봄이라도 식량·비료 등을 통해 적시에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정부의 대북 쌀 지원 사업에 대한 입장을 선회한 것은 아니다”며 “내년에 동 사업을 또 추진할지는 검토 후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주만에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다시 소집하고 경제운영 상황 전반을 질책했다고 노동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특히 경제 지도기관들을 향해서는 주관주의와 형식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경제 실태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번 회의에서도 미국 대선 관련 언급은 일절 삼간 채 새로 들어설 행정부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재외공관들에 ‘미국을 자극하는 메시지를 삼가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최근 보고했다.

8차 노동당 대회가 한 달여 남은 상황에서 경제난이 좀처럼 회복할 조짐을 보이지 않자 김 위원장이 조바심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평양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무궤도전차에 탑승해 있다(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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