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가 말하는 셀트리온의 강점

류성 기자I 2020.06.17 05:00:01

직원들의 창의,열정가득한 기업문화가 최고경쟁력
"10년후 셀트리온은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기업"
지속적, 장기적인 과감한 투자만이 제약강국 보장
사업초기 에이즈백신 프로젝트 실패때 가장 힘들어

[이데일리 류성 기자] “이제 대한민국에서 글로벌 대형 바이오기업을 일궈내겠다는 평소의 꿈을 현실로 만들고자 한다. 셀트리온은 앞으로 2030년까지 매년 한 개 이상의 제품을 세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구 및 임상에 더욱 매진할 것이고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탄생시키는 것도 주요 목표 중 하나이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은 셀트리온이 누구도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은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에 성공한 것을 가장 보람있는 일로 꼽았다. 셀트리온은 기술적으로 가장 어렵다는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의약품 규제기관인 유럽 의약품청(EMA)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잇달아 판매 승인을 받으면서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다졌다는 평가다. 기 부회장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함께 대우자동차에서 근무한 선후배 사이로 셀트리온의 창업동지이기도 하다.

셀트리온은 최근 일본의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로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 프라이머리 케어(Primary Care) 사업을 모두 3324억원에 인수하면서 기존 전통 제약사들을 긴장시키고 있기도 하다.

셀트리온이 단기간에 급성장할수 있었던 배경을 묻는 질문에 기 부회장은 “임직원 개개인의 창의적이고 열정 가득한 기업문화”를 꼽았다. 경영진의 지시에 의해서가 아니라 임직원 각자의 마음에서 먼저 우러난 열정으로 일하는 기업문화가 오늘의 셀트리온을 만들어낸 원동력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기 부회장은 셀트리온이 기존 전통제약사와 비교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강점으로 첫 시작부터 세계시장 도전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벌여왔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셀트리온 창업자인 서정진 회장은 사업을 구상하던 초창기 시절부터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생산을 목표로 했던 만큼 케미컬 의약품 중심의 제약사와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면서 “샐러리맨 시절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바이오 산업의 미래 성장성을 예측하고 이에 매진해온 서회장의 선견지명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 부회장은 “자동차의 대중화를 이끈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의 창업자 헨리 포드는 창조적인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절약보다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글로벌 제약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번째 조건은 장기적이고 적정한 투자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실제 셀트리온은 한해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비중은 전체 매출의 30%에 이른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다.

물론 투자가 모두 성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기 부회장은 “2004년 에이즈 백신 개발 프로젝트의 3상 임상시험이 모두 실패하면서 셀트리온이 청사진으로 세워놓은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경험이 회사 설립 이후 최대 위기이자 가장 힘든 순간으로 기억된다.”고 전했다. 셀트리온이 탄생한후 첫 프로젝트였던 에이즈 백신개발이 실패로 끝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사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회고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 판단이 셀트리온에게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 ‘신의 한수’였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창업 20년만에 국내 제약업계를 평정한 소감에 대해 묻자 그는 “셀트리온은 누구도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은 항체 바이오시밀러의 독자 개발에 성공한 기업”이라면서 “이제 글로벌 종합 생명공학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셀트리온이 처음 개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판매 허가를 받은 것을 계기로 국내와 세계 각국에서도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세계 곳곳에서 램시마를 인정하고 권장하는 의료인들이 속속 등장했고 수많은 환자들이 램시마로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램시마는 현재 유럽시장에서 오리지널의약품을 넘어선 60%대의 시장점유율(IQVIA, 2019년 4분기 기준)을 차지하고 있다.

10년 후 셀트리온의 모습을 묻는 질문에 그는 “대한민국이 탄생시킨 글로벌 톱티어 제약바이오기업”이라는 청사진을 주저없이 제시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지난해 5월 그룹의 성장 로드맵을 담은 중장기 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명실상부한 글로벌 의약품 시장 선두주자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천명한바 있다.

향후 셀트리온의 중점 추진 사업전략에 대해서 기 부회장은 “무엇보다 항체 신약 분야로 개발영역을 넓혀 나가는데 집중하겠다”면서 “바이오시밀러-바이오베터-항체신약-U헬스케어(원격진료)로 이어지는 향후 의료 산업의 흐름에 따른 단계별 개발 전략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 셀트리온 제공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