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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올해 하반기 이후 금융권에 ‘인사 태풍’이 분다. 내년 초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주요 금융지주 회장과 계열사 CEO 등을 합치면 20여명에 이른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수장들의 거취를 두고 벌써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9월 케이뱅크 행장 시작으로 잇단 임기 만료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다음달 5명으로 구성된 임원 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오는 9월 23일 임기가 끝나는 심성훈 행장의 후임을 논의한다.
케이뱅크는 KT 주도로 만들어졌다. 초대 행장인 심 행장은 KT 전무 출신이다. 그런데 이른바 ‘KT 책임론’ 변수가 생겼다. 케이뱅크는 취근 유상증자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 이는 KT가 담합 혐의로 고발되면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보류된 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심 행장의 연임 여부가 아직 안갯속인 가운데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8월 말~9월 초 차기 최고경영자(CEO)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지배구조 빅뱅’의 시작은 사실상 허인 KB국민은행장부터다. 허 행장의 임기는 11월 끝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지주사 산하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에서 후임을 선정한다. 이르면 9월께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허 행장의 1년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금융계 한 인사는 “허 행장에 대한 윤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걸로 안다”며 “윤 회장이 내년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함께 손발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올해 12월 만료)의 연임 여부는 예측이 쉽지 않다. ‘임기 1년’으로 출발한 이 행장은 2연임에 성공했으며, 이번이 3연임 도전이다. 농협은행장의 3연임 전례가 없어 내부 출신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는 관측과 함께 농협금융 CEO 특유의 ‘짧은 임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11월 중순께부터 관련 절차가 시작될 전망이다. 차기 IBK기업은행장은 올해 하반기 금융권 최대 이슈 중 하나다. 김도진 행장의 연임설, 관료 출신 영입설, 내부 출신 승진설 등 이미 몇 달 전부터 하마평이 무성하다. 현행 중소기업은행법을 보면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수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면(任免)한다. 정부의 의중이 온전히 반영되는 구조여서 그만큼 변수도 많다.
이외에 허정수 KB생명보험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홍재은 NH농협생명 사장, 오병관 NH농협손해보험 사장 등 주요 보험사 CEO 임기도 올해 말 만료된다. 이동철 국민카드 사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등 카드업계도 마찬가지다.
◇신한·우리금융 회장 연임 여부도 관심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도 하반기부터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조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다. 차기 회장 후보는 현 회장 임기 만료 2개월 전까지 선출돼야 한다. 조 회장은 실적만 놓고 보면 연임 가능성이 높다. 잇단 비(非)은행 인수합병(M&A)을 통해 ‘리딩뱅크’ 지위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채용 관련 재판은 변수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같은 달 임기가 끝난다. 2017년 말 우리은행장으로 취임한 손 회장은 올해 초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한시적으로 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손 회장이 비은행 M&A를 통해 지주사 체제를 안착시킨 만큼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회장직과 은행장직의 분리 결정을 통해 내년 12월까지인 우리은행장직은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BNK금융도 내년 3월 그룹 지배구조에 일대 변화가 올 수 있다. 김지완 회장의 연임 여부부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 회장은 다른 수장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령(1946년생)인 점이 큰 변수다. BNK금융 계열사인 부산은행의 빈대인 행장과 경남은행의 황윤철 행장도 같은 달 임기가 만료된다. 내년 4월 임기가 끝나는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의 거취도 벌써부터 금융권의 주요 관심사다.
한편 다음달로 알려진 개각도 금융권의 연쇄 이동을 부를 이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일찌감치 사의를 표한 가운데 은성수 수출입행장이 차기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장 자리는 금융권의 ‘알짜 보직’으로 통한다. 이미 국제금융에 정통한 전·현직 관료 출신들을 중심으로 하마평이 무성하게 나온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출신인 문창용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의 임기도 올해 11월에 끝난다.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들이 후임으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