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번주(8~12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1.13% 내린 2086.66에 장을 마쳤다. 한 주 동안 코스피 지수는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 8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2.2% 떨어지는 등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시사한 덕에 지난 11일엔 1%대 상승하며 낙폭을 다소 만회하긴 했다.
시장에서는 지난 8일 코스피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한가지 요인으로 이 부회장의 일본 출장을 꼽았다. 일본이 지난 4일부터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나서면서 적시에 소재공급을 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에 이 부회장이 일본 출장길에 오른 것이다. 기업 총수가 직접 일본을 찾을 정도라면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시각이 제기됐다. 특히 일본행 항공권을 편도만 끊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안감은 증폭됐다.
이때문에 지난 7일 일본 하네다 공항에는 일본·한국 언론 할것없이 많은 매체들이 이 부회장의 한마디를 듣고자 모여들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일본어로 ‘장마네요’라고 한마디 만을 남긴 뒤 공항을 떠났다. 이 부회장은 언론에 크게 노출되지 않은 채 현지 대형은행 관계자들 등과 만나 이번 사태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도 일본의 수출 규제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있다. 특히 일본 정부가 향후 반도체 사업에서 한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인 규제라는 시각이 제기되면서 사태의 장기화를 점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반도체 산업이 비메모리 산업 육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면 일본은 물론 미국마저도 국내 반도체 산업을 견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향후 반도체 사업에서 한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 해석이 맞다면 무역갈등이 봉합되더라도 향후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미국·일본의 경제 규제가 장기화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과거 삼성전자 임원을 지낸 양향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역시 라디오 방송을 통해 “한국이 비메모리 반도체까지 반도체 패권을 가지게 되면 그야말로 강대국이 된다. 기술 패권을 갖기 때문”이라면서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일본의 소재산업과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함께 성장해 온 만큼 이번 수출 규제는 공멸을 야기할 것이며, 일본 소재 업계 역시 사태의 장기화는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이 발발한 뒤 코스피 시장엔 계속 대내·외 불확실성만 중첩되고 있다. 기업 실적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역분쟁에 일본 수출규제까지 이뤄진 형국이니 말이다. 대장주 중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의 주가 역시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다. 과연 이 부회장은 일본에서 어떤 성과들을 가져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