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인 풀무원푸드머스가 학교 등 단체급식으로 공급한 케이크에서 식중독균이 발견, 환자 수는 2000여 명을 훌쩍 넘었다. 풀무원은 2010년 11월 대표 사회공헌 활동으로 ‘바른먹거리 캠페인’을 시작한 지 8년 만에 최악의 순간을 맞았다.
◇푸드머스, ‘바른선’브랜드 달고 유통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교육부에 따르면 식품제조업체 경기 고양에 있는 더블유원에프엔비의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을 먹은 식중독 의심환자 수는 57개 집단급식소에서 2207명(10일 오후 5시 기준)으로 파악됐다.
문제가 된 제품은 유통업체 조사결과 확인된 집단급식소 184곳(학교 169곳, 유치원 2곳, 사업장 12곳, 지역아동센터 1곳)과 식중독 신고 및 추적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된 학교급식소 6곳으로 총 190곳에 납품됐다.
|
푸드머스는 풀무원푸드앤컬처의 식재유통부문을 분리해 2000년 4월 설립된 식재유통회사로 2015년 11월 풀무원식품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학교급식 유통은 가맹점을 기반으로 신규거래수주를 주로 하는 ‘간접납품’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문제 많은 푸드머스, 불매운동 조짐도
푸드머스가 문제를 일으킨 것은 이번 일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급식비리’로 적발되기도 했다. 푸드머스와 10개 가맹사업자는 지난 2012년 6월부터 4년간 수도권 지역 148개교 영양사들에게 학교별로 10만원 내외에서 최대 2000만원에 이르기까지 총 4억7491만원 상당의 백화점 및 마트 상품권을 제공했다.
가공 식재료는 학교별로 매달 입찰을 통해 최종 납품업자가 정해지는데 학교 영양사가 입찰 공고에 사용되는 현품설명서(주문서)를 작성한다. 이때 영양사들이 현품설명서에 특정 제품의 이름을 적도록 함으로써 해당 제품을 취급하는 유통업체가 낙찰되도록 유도하며 ‘검은 거래’를 했던 셈이다.
푸드머스는 당해 11월14일 불공정거래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조치 및 과징금 3억원을 부과 받았다.
이번 사태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미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맘카페’에서는 “우리 아이 어린이집도 풀무원 재료를 쓰는데 걱정이다” “풀무원푸드머스에서 협력사 관리를 제대로 못한 것이다” “믿고 먹는 풀무원이었는데 다시 먹기 꺼려진다” 등의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오는 17일 ‘식중독 케이크’와 같은 제품인 ‘초코블라썸케익’을 급식으로 제공할 예정이었던 강원도의 한 유치원에서는 ‘숯불갈비만두’로 식단을 아예 바꾸기도 했다.
|
상황이 이렇자 풀무원이 전면에 나서 식중독 의심 피해자의 병원 치료비 전액과 피해 학교에 단체급식 중단에 따른 보상을 약속하는 등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관계 당국에서도 대기업 단체급식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등 비난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앞서 2016년 4월, 정부는 급식비리가 터지자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 주관으로 합동점검단을 구성, 급식분야 생산 및 유통실태를 점검하기도 했다. 곰팡이 핀 감자가 ‘유기농 감자’로 둔갑하거나 냉동육을 냉장육으로 일반사료를 먹인 돼지를 친환경사료를 먹인 돼지로 속여 비싸게 판매한 사례가 수두룩하게 나왔다.
유상석 풀무원푸드머스 대표는 “이번 식중독 원인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사 중이지만 해당 제품을 유통한 회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피해를 본 학생과 학부모, 학교 관계자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