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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문 인수를 위해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을 구성한 SK하이닉스와 베이캐피털은 각각 3조원을 출자해 ‘미국·일본 컨소시엄(미·일 연합)’에 합류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정부가 주도하는 미·일 연합은 특수목적법인(SPC)에 자금을 공동 출자하는 방식으로 도시바를 인수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탈 외에 △미쓰비시 도쿄 UFJ 은행 4000억엔(약 4조원) △일본 산업혁신기구 3000억엔(약 3조원) △정책투자은행 3000억엔(약 3조원)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2000억엔(약 2조원) 등이 출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연합이 SK하이닉스 제안을 받아들인 건 도시바 인수에 필요한 자금이 최소 2조엔(약 20조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미국 브로드컴 연합이 2조2000억엔(약 22조원), 대만 혼하이정밀공업(폭스콘)이 2조엔(약 20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인수 금액이 지나치게 낮으면 미·일 연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일 연합은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탈의 출자 합류로 공동 출자금이 약 18조원까지 늘어난다.
SK하이닉스의 미·일 연합 합류는 사실상 도시바의 경영권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실적으로 자금 여력이 4~5조원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경영권 확보를 위해 무리하기 보다는, 3D 낸드 플래시 개발에 필요한 협력관계를 위한 지분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앞으로 낸드를 개발하고 양산할 때 도시바를 활용하려고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라며 “또 다른 협력사인 미국 씨게이트는 거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에 집중하기 때문에 낸드 개발에 적합하진 않다”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경영권에 욕심내지 않는 건 인수전이 길어지면서 도시바의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시장이 3D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도시바는 적기에 투자하지 못해 뒤처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도시바는 WD의 매각 반대로 지난 15일로 예정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미뤘다. 도시바 측은 WD에 미·일 연합 합류를 설득하는 한편 오는 28일 열릴 주주총회 전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