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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이나 모임 등 술자리에서 빠지지 않는게 있다. 바로 소맥(소주+맥주)다. 2000년대부터 첫 잔은 무조건 소맥일 정도로 대중화 됐다. 심지어 소맥 제조를 위해 비율 선까지 그려진 전용 컵부터 소맥 자격증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번엔 ‘국민 폭탄주’ 소맥에 대해 알아봤다.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소맥 마시면 빨리 취해 차라리 소주만 마시거나 맥주만 마셔라”
술 좀 마셔봤다 하는 주당들끼리 흔히 하는 얘기다. 맥주와 소주를 섞어 마시는 소맥을 마시면 소주만 마시거나 맥주만 마셨을 때보다 빨리 취하고 숙취도 더 심하다는 것. 정말 사실일까.
우선 더 빨리 취하는지 알아보려면 소맥의 알코올 도수부터 측정해보자. 소맥으로 주로 사용되는 소주는 17.5도, 맥주는 4.5도 수준이다. 비율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장 맛있는 소맥 비율이라고 소문난 소주 1 대 맥주 3 비율로 섞어주면 소맥 도수는 7.75도로 8도 수준이다.
도수로만 치면 6~7도 수준인 막걸리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소주를 섞어 맥주만 마셨을 때처럼 탄산이 많아 목이 따갑지도 않고, 맥주맛이 소주 특유의 쓴맛을 없애줘 마시기 쉽다.
그렇다면 왜 소맥을 마시면 더 빨리 취한다고 할까. 마시는 양 때문이다. 소맥은 소주와 맥주의 단점을 보완하다 보니 마시기 쉽고 당연히 알코올 섭취량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맥주에 함유된 탄산가스 역시 빨리 취하는 이유 중 하나다. 물은 소장과 대장까지 가야 몸에 흡수가 되지만, 탄산가스는 위에서부터 바로 흡수된다. 알코올이 탄산가스와 함께 위에서부터 몸으로 바로 흡수되기 때문에 도수가 높은 소주만 마시는 것보다 더 빨리 취한다.
숙취는 어떨까. 소맥을 마시면 다음날 유달리 숙취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유는 아세트알데히드 때문이다. 알코올은 간에서 알코올분해효소가 하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되는데 이 아세트알데히드가 구토, 어지러움, 동공확대, 심장박동 등 흔히 말하는 숙취를 일으킨다.
소맥에는 아세트알데히드 분해를 방해하는 요소가 소주나 맥주보다 많이 쌓여있다. 소주에 있는 향료부터 맥주 양조 과정에서 생기는 화학성분이 들어간다. 그러나 보니 해독도 느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