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감정돼 시세보다 20% 저렴한 물건
신건 낙찰받아도 수천만원 이득이라 94명 몰려
경쟁 치열하다보니 실제 차익은 수백만원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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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8일 고양지원에서 유찰없이 신건으로 경매된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소만마을 1단지 전용면적 45.48㎡짜리 아파트(7층)는 무려 94명이 입찰표를 써냈습니다. 행신동은 경의선을 타고 상암DMC와 공덕역 등을 10분대에 갈 수 있는 지역입니다. 이런 입지 조건 때문에 저렴한 집을 찾아 서울에서 세입자들이 많이 옮겨가는 곳이죠. 그러나 집값 상승률이 그리 높은 곳은 아닙니다. 고양은 일산신도시를 비롯해 삼송지구와 원흥지구 등 택지지구 위주로 새 아파트가 많이 공급돼 상대적으로 구(舊) 도심인 행신동은 집값이 많이 오르지 않아 투자가치는 높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왜 100명에 가까운 사람이 응찰을 했을까요. 해답은 이 물건의 감정시점에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수도권 주택시장이 바닥이던 지난 2013년 10월에 감정가가 정해졌습니다. 당시에는 정부에서 나서 집을 사라고 취득세까지 전액 면제해주던 시절입니다. 당연히 집값도 현재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이 물건의 감정가는 1억 5000만원으로 현재 시세인 1억 7750만원보다 20% 가까이 쌉니다. 신건인데도 한번 유찰된 효과가 있는 셈이죠. 더욱이 실제 부동산중개업소에 나와 있는 매물들은 1억 8500만원 안팎이라 감정가 그대로 낙찰받아도 3500만원의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말소기준권리를 앞서는 채무가 없어 낙찰 이후 문제 될 부분도 없습니다. 집주인이 실거주하고 있어 명도(거주자를 내보내는 일)도 세입자가 있는 경우보다는 덜 어려워 보입니다. 경매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조건을 다 갖춘 물건이란 얘기입니다.
결국 최종 승리자는 전모씨로 1억 7899만원을 써내 이 아파트의 주인이 됐습니다. 차순위와 3위 응찰자도 각각 1억 7799만 9999원과 1억 7759만 5810원을 써내 불과 100만원 안팎에서 승부가 갈릴만큼 치열한 낙찰 경쟁이었습니다. 낙찰자 전씨는 층과 향 등을 고려할 때 매매로 사는 것보다 약 500만~700만원 가량 차익을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 감정가 수준으로 낙찰받았다면 20%이상의 수익률을 얻었겠지만 누구나 타임머신을 탈 수 있는 물건을 원하니 생각보다 실제 소득은 크진 않았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