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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호세, 당신이 나를 죽이려는 이유는 날 손에 쥐지 못했기 때문이지. 하지만 카르멘은 언제까지나 카르멘이야. 집시로 태어나 집시로 죽는 거지.”
자유를 갈망하는 집시여인의 이야기를 다룬 음악극 ‘카르멘’이 7월 21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앙코르 공연된다. 프랑스 작가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것으로 2010년 ‘책 읽어주는 조바니의 카르멘’이라는 제목으로 초연됐다.
군인 돈 호세는 동료에게 상해를 입힌 집시여인 카르멘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매력에 끌리게 되고 그녀를 위해 상관을 살해하는 등 파괴적인 인생을 살게 된다. “신부님 벼랑 끝에 서 있는 한 여인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실 수 있습니까?” 되풀이되는 죄의식과 번민 속에서도 그녀를 소유하고자 했던 호세는 결국 영원히 가둬둘 수 없는 그녀의 가슴에 칼을 꽂는다.
작품은 서술자 조바니가 호세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전하는 극중극 형식을 취한다. 마임과 악기연주, 노래와 아카펠라 등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통해 풀어가는 것이 특징. 팜파탈 카르멘과 호세의 비극적인 사랑을 역동적으로 보여준다. 극적 연출을 위해 원작에는 없는 호세의 악몽 장면도 만들었다. 카르멘의 연인 루카스에 대한 질투심에 불타던 호세는 꿈에서 황소로 변신, 루카스와 대결을 펼친다.
이번 공연에선 음악적인 요소를 한층 강화하면서 타이틀도 음악극으로 바꿨다. 피아노만으로 배경음악을 연주하던 것에서 첼로와 아코디언을 추가했다. 오페라 카르멘의 테마인 ‘하바네라’의 선율이 극 전체에 암시적으로 흐르도록 편곡하고, 이국적인 느낌의 곡들을 새롭게 넣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업그레이드했다. 악기연주와 안무의 완성도를 높였기 때문. 무용을 전공한 카르멘 역의 황연비는 탭댄스·플라멩코와 함께 유연한 몸동작을 선보이고, 초연에서 루카스 역을 맡았던 정성윤이 돈 호세 역을 맡아 치밀한 내면갈등을 연기한다. 이용주 연출은 “이전까지는 책 읽어주는 서술형식을 강조했는데 올해는 음악을 집중적으로 편곡했다”며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더욱 강화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577-33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