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재만기자] 피인수 대상으로 M&A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000660)와 삼성이미징, 대우인터내셔널, 현대종합상사가 엇갈린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통상 M&A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삼성이미징과 대우인터, 현대상사 모두 M&A 기대감에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효성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알려진 뒤 15% 가량 빠졌다. 증권가에선 하이닉스의 나홀로 움직임에 대해 "인수 주체인 효성이 매력적이지 못한 탓"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 삼성이미징·대우인터 등 피인수 기대감 급등..하이닉스 홀로 약세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테마는 M&A다. 하이닉스와 삼성이미징, 대우인터내셔널, 현대상사 등이 한꺼번에 이슈의 중심에 섰다.
일단 삼성가(家)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삼성이미징(108070)은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삼성이미징은 삼성전자(005930)로 흡수합병될 수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후 28일 급등세로 장을 출발했다. 하지만 "합병은 사실무근"이란 일부 매체의 반박성 기사가 나온 뒤 상승폭을 줄였다. 그런데 양측은 정오경 "합병을 검토 중"이라고 조회공시 답변했고, 공시 소식이 전해진 뒤 재차 급등하면서 상한가에 장을 마쳤다.
같은 날 대우인터내셔널(047050)도 화려하게 타올랐다. 대우인터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인수 의지를 밝혔다는 소식에 10% 가까이 올랐다. 정준양 회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수출입 동향 확대 점검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우인터 인수 의지를 내비쳤고, 이는 곧바로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28일은 코스피지수가 1% 가까이 급락할 정도로 투자 심리가 악화돼 있었지만, 삼성이미징과 대우인터에는 남의 일이었다.
현대상사(011760)도 M&A 기대감으로 최근 강세 행진이다. 현대중공업이 인수를 추진 중인 현대상사는 23일과 24일 각각 3.98%, 4.12% 오르는 등 나흘째 상승 흐름을 잇고 있다.
그런데 가장 주목을 끄는 매물인 하이닉스는 정작 지지부진한 흐름이다. 효성이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발표한 다음날 5.44% 급락했고, 24일과 25일에도 1.20%, 8.01% 빠졌다.
인수 대상인 효성 역시 연일 급락세다. 28일 2.85% 반등하긴 했지만 23일 하한가를 시작으로 사흘간 29% 넘게 급락했다. 주가만 놓고 보면 분명 `잘못된 만남`이다.
◇ "효성의 작은 덩치-낮은 사업연관성 등 문제"
하이닉스가 다른 M&A주와 달리 약세를 면치 못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작은 효성의 기업규모 ▲전혀 다른 업종 ▲선반영된 주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효성의 작은 덩치가 문제로 지적된다.
하이닉스의 28일 기준 시가총액은 11조2000억원. 최근 주가가 하락했다지만 아직도 효성의 시가총액 2조5000억원을 4배 이상 웃돈다.
덩치가 작으면 그만큼 인수자금을 조달하는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과도한 외부 자금 조달로 버거운 이자를 지급해야할 것이란 분석이나 하이닉스 인수 후 하이닉스 자금으로 차입금을 갚을 것이란 루머 등은 모두 효성의 작은 덩치 때문에 비롯됐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3일 보고서를 통해 "설령 효성이 인수한다해도 이자 비용도 커버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인수 후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부정적 평가 일색이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그룹의 주력사업은 섬유, 중공업, 화학 등으로 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과는 시너지 효과가 낮다"고 평가했고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인수여력이 불충분하다면 최소한 사업 연관성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피인수 기대감, 반도체 업황 호조로 주가가 오른 사이 이 같은 `악재`가 터져 투매를 부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의 채권단 지분 매각이 흥행에 실패했다는 점이 주가 상승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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