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속 웨이팅`…성심당 딸기시루가 뭐길래[먹어보고서]

한전진 기자I 2025.01.05 09:43:10

오픈런 대란 ''성심당 딸기시루''
강추위 속에도 매장 앞 인산인해
층층히 쌓인 딸기…압도적 푸짐함
새큼한 딸기와 초코 시트의 조화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 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지난달 31일 방문한 대전 대흥동에 위치한 성심당. 케이크 등 빵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매장 앞은 붐볐다. (사진=한전진 기자)
딸기를 샀는데 케이크도 온 격이다. 층층이 쌓인 딸기는 보기만 해도 미소를 머금게 한다. 빨간 딸기와 초코 시트가 주는 시각적 푸짐함이 압권이다. 딸기와 케이크를 입속에 넣으면 그야말로 도파민(?)이 샘솟는다. 달콤하고 상큼한 과육과 밀도 있는 시트가 어우러지는 맛이 일품이다. 무한 흡입이 가능하다. 1시간여 동안 기다린 시간과 4만 9000원이라는 가격이 아깝지 않다.

겨울만 되면 매년 오픈런(매장 개점 전 대기)을 불러일으키는 상품이 있다. 바로 대전 지역 유명 베이커리 성심당의 ‘딸기시루’다. 제품은 딸기 한 박스를 통째로 넣어 3~4단으로 올린 초코케이크다. 시즌 한정 메뉴로 딸기 제철인 겨울부터 초봄까지만 판다. 보통 고급 호텔의 고가 케이크가 10만~20만원대인 것과 비교해 훨씬 저렴해 가성비 케이크로 인기몰이 중이다.

직접 딸기시루의 인기를 체감해 보기 위해 성심당이 있는 대전 대흥동을 찾았다. 인근에 다다르니 몰린 인파에 주차부터 난관이었다. 비교적 여유가 있는 인근 유료 주차장을 찾아 헤매야 했다. 딸기시루 등 케이크류를 파는 성심당부띠끄 매장 앞은 이미 인산인해였다. 바로 옆 튀김소보로 등 메인 빵류를 파는 본점은 근처 지하상가까지 200m 이상의 줄이 늘어서 있었다.

성심당 딸기시루의 모습. 딸기가 층층이 쌓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간 중간 초코 시트와 생크림이 들어가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다행히 화요일 점심시간대였던 덕분에 성심당부띠끄 매장에서 1시간 안쪽으로 제품을 주문할 수 있었다. 인파가 더욱 몰리는 주말에는 최소 2~3시간은 기다려야 한다. 성심당은 딸기시루의 인기가 높아지자 올해 제품을 수령할 수 있는 별도 매장을 마련했을 정도다.

생산시설이 붙어 있는 수령 매장에 들어서면 딸기 냄새가 코를 간질이다. 갓 만든 딸기시루가 나오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이도 많았다. 제품은 두 가지다. 2.3㎏ 무게의 딸기시루와 소형 딸기시루 막내(4만 3000원)도 있다. 크리스마스 테마 디자인이 그려진 묵직한 정사각형 박스를 받으면 묘한 뿌듯함(?)이 차오른다.

집으로 돌아와 박스를 여니 큼지막한 딸기시루가 그 위용을 뽐냈다. 아낌없이 재료를 넣었다는 느낌을 확 체감할 수 있다. 오는 길 제품이 조금 흔들리기는 했지만 코팅 포장이 잘 고정된 덕분에 문제는 없었다. 무지막지한 크기에 어떻게 먹어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일반 케이크처럼 예쁘게 잘라먹기는 어렵다. 어떤 방식으로든 딸기를 떨어트릴 수밖에 없다.

매장 안에서 직원이 딸기시루를 제조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가장 중요한 것은 맛. 투썸플레이스의 ‘스초생’(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과 비교하면 초코 본연의 단맛은 깊지 않은 편이다. 딸기시루에서 초코의 맛을 내는 것은 시트와 생크림뿐이다. 스초생처럼 초코 크런치 같은 재료는 없다. 강한 초코 맛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강점은 재료의 절반인 딸기에 있다. 당도와 신선도가 상당해서 놀랐다. 보통 일반 베이커리에서 사용하는 딸기는 맛이 맹맹하거나 질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딸기시루는 일반 마트 딸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딸기의 산미는 꾸덕꾸덕하고 고소한 초코 생크림의 뒷맛을 잡아주는 효과를 낸다. 오히려 시트가 달지 않아 딸기의 맛을 해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결론적으로 대전을 방문한다면 꼭 한 번 사볼 만한 제품이다. 모양이 예쁘고 푸짐해 선물은 물론 사람들과 나눠 먹기 좋다. 단맛도 자극적이지 않아 남녀노소 특정 소비층의 취향을 타지 않는다. 딸기의 양을 생각하면 가격도 비싸다고는 할 수 없다. 물론 보관이나 먹는 방법이 불편한 것은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크기가 비교적 작은 딸기시루 막내도 무게가 1.9㎏가량이다.

현재 딸기시루의 인기는 구매 후 웃돈을 붙여 파는 되팔기까지 성행할 정도다.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수고비를 받고 대리 구매하거나 배송해 주겠다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최근엔 14만원에 되팔겠다는 글도 등장해 성심당 측이 구매대행을 제재하겠다는 공지까지 냈다.

딸기시루 등 케이크류를 파는 성심당부띠끄 매장. (사진=한전진 기자)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