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한국 프로덕션 공연의 연출과 안무를 책임진 데이빗 스완에게 20주년이라는 금자탑을 쌓은데 대한 소감을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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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한 그는 “20주년은 전 출연진과 스태프가 함께 이룬 성취”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두가 애정을 가지고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기에 오랜 시간 사랑받은 공연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사·넘버·장면 재조합…색다른 韓 버전 공연 탄생 주력
‘지킬 앤 하이드’는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 씨의 이상한 사건’을 각색해 만든 스릴러 로맨스 장르 뮤지컬이다. 1997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후 독일, 스웨덴, 일본, 체코, 폴란드, 이탈리아 등 전 10여 개국에서 공연했다.
국내에서는 공연제작사 오디컴퍼니가 제작을 맡아 2004년 초연했다. 한국 정서에 맞춰 수정, 각색, 번안한 논 레플리카(Non-Replica) 버전으로 관객과 만났다. 주인공 지킬을 원작 뮤지컬보다 한층 더 젊고 도전적인 캐릭터로 변형했으며 ‘아이 니드 투 노우’(I Need to Know) 등 브로드웨이 버전에 없던 넘버를 추가하기도 했다. 스완 연출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버전의 ‘지킬 앤 하이드’를 만들고 싶었다”며 “전 세계 곳곳에서 공연 중인 다양한 버전의 공연을 참고하며 대사, 넘버, 장면 등을 새롭게 조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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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앤 하이드’는 관객의 ‘N차 관람’을 유발하며 탄탄한 열성 팬덤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 작품이다. 스완 연출은 “관객이 ‘아름다웠어’ ‘노래가 좋았어’ 같은 단순한 이유만으로 재관람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작품의 진정성과 열정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단계까지 도달한 게 오랜 시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은 동력”이라고 짚었다.
새 시즌을 준비하면서는 LED 스크린을 적극 활용해 배경 구성에 다채로움을 더했다. 스완 연출은 “무대를 더 멋지고 예쁘게 꾸미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시선을 과도하게 빼앗아 배우의 연기를 감상하는 데 방해되지 않도록 적정선을 찾는 데 신경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韓 뮤지컬 시장 성장 흥미로워…더 많은 관객 만나고파”
스완 연출은 ‘지킬 앤 하이드’로 한국 뮤지컬 업계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드라큘라’, ‘맨 오브 라만차’, ‘조로’, ‘키스 미 케이트’, ‘올슉업’, ‘스팸 어랏’, ‘스칼렛 핌퍼넬’, ‘드림걸즈’, ‘사운드 오브 뮤직’,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등 다수 작품을 연출하며 지속적으로 인연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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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 연출은 고국인 미국과 제2의 고향 한국을 비롯해 중국, 독일, 러시아, 일본 등 다양한 국가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공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계속해서 뮤지컬 업계에서 일할 수 있다는 건 큰 기쁨이자 즐거움”이라며 “최대한 오랫동안 현업에 머무는 연출가가 되는 것은 목표”라고 밝혔다.
20주년 금자탑을 쌓은 ‘지킬 앤 하이드’는 내년 5월 18일까지 공연한다. 이번 시즌에는 홍광호, 전동석, 김성철이 지킬·하이드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르고 있다. 내년 3월부터는 신성록과 최재림이 같은 배역에 추가로 합류한다.
스완 연출은 “세월이 흘러도 통용되는 보편적 메시지를 주제로 다룬 작품인 만큼 요즘의 젊은 관객도 작품 내용에 공감할 것”이라며 “‘지킬 앤 하이드’가 더 많은 관객과 만나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