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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에 시달리던 40대 A씨는 ‘기록상’ 6년반 동안 무려 824일을 입원했다. 1년을 365일로 보면 약 2년 동안 병상에 누워 있었던 셈이다. 앞서 A씨는 2008년 입원 기간 동안 일하지 못한 소득을 보장해주는 보험상품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6개 보험사의 상품에 가입한 상태였다.
처음엔 병원에 가서 계단을 오르다가 넘어졌다며 “못 걷겠으니, 입원을 시켜달라”고 고집했다. 진료상 아무런 이상이 없었지만 A씨는 병원에 그대로 드러누웠다. 병원 입장에서도 아파서 못 걷겠다는 환자를 섣불리 퇴원시키지 못했고, 결국 A씨는 입원 기간 동안 입원수당·소득보전 명목으로 하루 꼬박꼬박 10만~40만원씩을 챙기게 된다.
입원 보험금의 맛은 달콤했다. 이런 수법이 꽤 잘 통한다는 것을 알게 된 A씨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9곳의 병원을 쇼핑하며, 3분의 1을 환자로 지냈다. 입원 생활이 익숙해지자 슬쩍 밖으로 나가서 여행도 했다. 입원하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보험사로부터 받은 보험금은 약 1억8700만원이다.
◇원거리 입원 뛴 B씨···‘입원 중 외부활동’ 이상 감지
중대 질병 이력은 없지만 프로 입원러인 B씨도 있다. B씨는 입원 중에 외부활동만 60회 이상했다. 강원도에 살고 있지만 병원은 △△시, □□시 등 다른 지역을 넘나들었다.
거주지에서 먼 원거리 입원이 많다는 점, 입원 중 외부활동이 잦다는 점 등을 이상하게 여긴 국내 보험사는 보험금 편취목적 입원을 의심하게 된다. 보험사는 조사 과정에서 특이하게 ‘빅데이터’를 활용했다.
먼저 보험사기 의심 대상자를 특정하고, 대상자의 ‘유의지표’를 빅데이터를 통해 뽑는다. B씨의 경우 빅데이터 시각화 분석에 의한 유의지표가 ‘입원 중 외부활동’으로 나왔다. 입원을 하는 도중 다른 환자들과는 다르게 외부활동이 잦았다는 것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찾아낸 것이다.
B씨에게 혐의를 추궁한 결과, 입원 중에 나가서 식당일을 했다는 자백을 듣게 된다.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약 3400만원이다. 보험사기 혐의를 인정한 B씨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보온병은 보험사기의 행태를 통해 사회의 ‘온’갖 아픈(‘병’든) 곳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보온병처럼 세상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는 따뜻한 보험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