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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비혼주의가 짙어지면서 신혼부부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관련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15년 147만2000쌍에 달했던 신혼부부는 △2016년 143만7000쌍 △2017년 138만쌍 △2018년 132만2000쌍 △2019년 126만쌍 △2020년 118만4000쌍 등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한다면 올해는 신혼부부 100만쌍선마저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난해는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감소폭은 전년(-7.0%)보다 줄었다.
자녀가 없는 무자녀 비율도 역대 최고로 높아졌다. 초혼 신혼부부를 기준으로 자녀가 없는 부부는 46.4%로 전년(45.8%)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평균 자녀 수도 0.65명으로 전년보다 0.01명 줄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사회 전체적으로 저출산이 가속화하는 양상”이라며 “신혼부부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 역시 0.78명으로 197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부부가 함께 일하는 맞벌이 부부와 주택이 없는 부부의 경우 아이가 없는 비율이 더 높았다. 맞벌이 부부의 무자녀 비중은 50.2%로 외벌이부부(40.6%)보다 9.6%포인트 높았다.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는 부부의 무자녀 비중(50.8%)은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부부(39.1%)에 비해 11.7%포인트 높았다. 무주택 부부의 무자녀 비중은 50.5%로 주택이 있는 부부의 무자녀 비중(40.4%)에 못 미쳤다.
신혼부부의 맞벌이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2015년 49.2%였던 초혼 신혼부부 맞벌이 부부 비중은 2020년(52.0%) 처음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 역시 57.2%로 전년보다 2.3%포인트 높아졌다. 혼인 1년차의 맞벌이 비중이 61.7%로 가장 높고, 혼인연차가 높아질수록 맞벌이 비중이 낮아졌다.
맞벌이 비중이 늘어나면서 초혼 신혼부부의 연간 평균소득(근로·사업소득)은 6790만원으로 전년대비 6.1% 증가했다. 맞벌이 부부의 평균소득은 8433만원으로 외벌이(4994만원)보다 1.7배 높았다. 연차별로는 맞벌이 비중이 높은 혼인 1년차 부부(6950만원)의 평균소득이 가장 높고, 2년차 부부(6668만원)의 평균소득이 가장 낮았다.
하지만 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신혼 부부의 빚은 늘어나고, 주택보유 비중은 줄었다.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초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 6417만원으로 전년(1억 5300만원)보다 7.3% 증가했다. 초혼 신혼부부 중에는 대출잔액이 있는 부부 비중이 89.0%에 달했다. 맞벌이 부부의 대출 규모는 대출잔액 중앙값이 1억 8361만원으로, 외벌이 부부(1억 4440만원)보다 약 1.3배 컸다.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 9313만원으로 무주택 부부(1억 4233만원)보다 약 1.4배 높았다.
주택을 보유한 신혼부부 비중도 40.5%로 전년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신혼부부의 절반도 되지 않은 것이다. 다만 혼인 5년차에는 주택소유(50.6%) 비중이 무주택(49.4%)보다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신혼부부의 가사·육아 부담을 낮춰주는 동시에 주거·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파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맞벌이 부부의 경우 가사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데 비용이 너무 높다”며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혼인률을 끌어올리려면 법인세 인하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청년 원가 주택 확대 등의 방식으로 주거 부담도 해소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