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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간병비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 강화 흐름을 지켜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총선 공약’ 1호 카드로 간병비 건강보험 급여화를 꺼내든 데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간병비 급여화 정책 추진이 향후 물살을 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올해 들어 간병비가 큰 폭 증가하면서, 보험업계는 간병보험과 관련 특약에 힘을 주고 있는 분위기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간병비는 올 5월 1년 새 11.4%포인트(p) 늘었다. 올해 간병비는 하루 기준 13만~15만원이며, 만약 24시간 간병이 필요한 경우 한달 기준으로 450만~500만원 이상이 소요된다.
이렇게 간병비 부담이 크게 늘자 이를 겨냥한 보험사의 상품 출시도 잇따랐다. 생명·손해보험협회 상품공시에 따르면 간병·치매보험 판매사는 20곳으로 올해 초 대비 2배 증가했다. 지난해 보험개발원이 집계한 간병·치매보험 가입자만 하더라도 약 799만명 수준에 이른다.
NH농협손해보험과 하나생명은 올해 간병 특화 상품인 ‘NH베스트간병보험’과 ‘매월받는 간병비보험’을 각각 출시했다. 신한라이프는 뇌심혈관 보장에 집중한 간병보험을 내놓기도 했다.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진단 시 간병비를 지급한다. 이외 장기요양자금과 치매를 함께 보장하는 상품을 현대해상·흥국생명·롯데손보 등에서 판매 중이다. 어린이보험·건강보험 등에 특약 형태로 간병비 보장을 녹인 상품들도 많다.
◇고객 입장에선 ‘보험료 인하’ 효과 기대도
먼저 보험사들은 간병비보험 시장의 파이가 줄어들 것으로 보면서, 전문 간병인 연결, 가사 도우미 등 간병 서비스 확대나 세부 영역 보장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013년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질환)의 보장이 강화되면서 건강보험 테두리 안쪽으로 더 들어왔지만, 관련 보험과 서비스는 여전히 출시되고 있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또 간병비가 급여화되면 고객들 입장에선 보험료가 싸지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과거에 비해 특약에 가입할 유인이 감소하고 보험사 입장에서도 지급보험금이 감소하면 손해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유인·손해율 감소는 대표적인 보험료 인하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현재 간병보험 가입자라면 ‘이중보장’도 가능해진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간병보험은 ‘정액 상품’이기 때문이다. 급여화가 되더라도 건강보험에서 한번, 보험사의 간병보험에서 한번 더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예컨대 정액상품이란 ‘장기요약등급 1급 판정시’, ‘경도치매 판정시’라는 조건만 충족하면 장기요양급여금이 정액으로 나오는 보험을 말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강보험 보장 확대는 국민 경제와 민간 보험 산업에 큰 영향을 주는 민감한 이슈”라며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오기 전이지만 정책이 나오더라도 보장이 부족한 공백 부분이 있다면, 이를 보장하는 상품 개발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