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버블에도 버틴 기술주, 회복까지 10년…새 투자사이클 준비"

이은정 기자I 2023.02.01 07:45:40

대신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한 번의 투자 사이클에서 주도주 역할을 했던 테마가 경제와 산업 구조가 변화한 다음의 사이클에서도 증시를 주도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존 주도주보다는 매크로에 맞춰 전략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따른다.

대신증권은 1일 1970년대 초 S&P 500은 50개의 대형주가 장세를 주도한 점을 짚었다. 50개의 니프티50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972년 41.9배에 달했지만, 1973년 제1차 오일쇼크를 기점으로 폭락했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인한 증시 하방 압력은 오랜 기간 이어졌고, IBM의 PER 또한 1972년 35.5배에서 1974년 17.8배로 급락했다”며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까지의 투자 사이클을 주도했던 이들 주가가 회복되는 데는 10여 년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2020년대 초 닷컴버블에도 살아남은 대표 성장주로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ASML, IBM 등이 있다. 이 중 마이크로소프트는 닷컴버블 시기에 PER 90배를 기록하며 나스닥 시가총액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닷컴버블이 끝나고 약 60% 정도 하락한 주가를 회복하기까지 7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성장주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계측하기 힘든 기대가 있을 때 주가가 크게 오르는 특징이 있다. 밸류에이션이 높은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이익의 증가율이 높으면 투자자들이 고밸류를 수용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그렇게 하락한 다음 다시 주가가 회복되기보다 2000년대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처럼 상당 기간 박스권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성장성이 둔화되는 국면에서는 엄격한 잣대가 주어져 기술·성장주들이 이전과 같이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내면서 질주하는 흐름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1970년대 초를 풍미했던 니프티피프티와 2000년대 초 닷컴버블의 역사적 패턴을 고려할 때, 기존 주도주가 다음 사이클에서도 증시를 주도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에 증시의 바닥에서 기존의 주도주를 저가 매수하겠다는 접근보다 작년에 문제가 되었던 에너지 부족 사태와 전력난이 올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증시에 나타날 것인가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친환경 테마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한다. 일각에서는 이상기후로 인한

전통 에너지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점과 날씨에 영향을 받는 재생에너지의 가변적인 특성을 이유로 탈탄소 목표 달성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신재생 에너지 산업 주가가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예상보다 따뜻한 유럽의 겨울 날씨로 신재생 에너지 기업들에 대한 투자 심리도 다소 약화되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전력을 다양화하는 관점에서 친환경으로의 공정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소재, 부품주가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신재생에너지의 가변적인 특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전력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필수적인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업황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전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