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지원금’ 수령으로 논란이 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미디어아트 작가가 지난 22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문 작가는 ‘부친 배경이 오히려 작가 활동에 걸림돌이 될 것도 같다’는 말에 “코로나19 지원금도 심사위원들이 특혜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며 이같이 답했다.
“11년째 부모님의 금전적 지원 없이 살고 있다”는 그는 극우 유튜버들의 ‘음모론’을 비롯해 이번 지원금 논란에 “이상한 소리가 너무 많아서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자주 있는 일”이라며 떳떳한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일주일새 한 유튜브 채널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23일 이후 될 것이라는 말들이 있다. 문준용 씨가 23일까지 개인전을 한다”는 근거 없는 말이 나왔고, 이 말을 믿은 한 유튜버는 문 작가의 전시회에 찾아가 문 대통령의 영정 사진을 두고 오기도 했다.
문 작가는 코로나19 긴급 예술인 지원금으로 1400만 원을 받은 것에 대해 “처음부터 사용 규칙을 정하고, 계획을 상세하게 제시받아 적절한지를 심사하여 저를 선정한 것”, “(지원금 신청 절차에 따라) 계획안을 냈고 돈을 받아 이미 영세 예술인들께 드렸다”는 등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적극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은 문 작가가 코로나19 긴급 예술인 지원금으로 1400만 원을 받은 것에 대해 “양보”, “염치”를 언급하며 연일 맹공을 퍼부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가족은 숨만 쉬어도 특권이고 특혜라는 말이냐”며 ‘역차별’이라고 반격에 나섰다. 야당은 대통령의 아들, 여당은 여느 예술가 중의 한 사람이라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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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야당 의원은 문 작가가 어떤 부정한 절차를 거쳐서 또는 지원금 사용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아니라 “대통령 아들이니까 내놔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웠다.
김재원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한때 ‘싸가지’ 없는 분의 싹수없는 말투가 유명했었다”며 “그런데 이분(문 작가) 말하는 품새가 정말 싸가지 없다. 자기 아버지는 차라리 A4용지를 읽으시니 싸가지 없다는 말은 듣지 않는데”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문 작가를 비난하며 생활고에 시달리다 요절한 최고은 작가를 언급해 정윤철 영화감독의 일갈을 듣기도 했다.
허 의원은 최 작가를 애도한 문 대통령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코로나 피해 지원금은 지금도 차가운 골방에서 예술에 대한 열정만으로 버티고 있는 제2, 제3의 최고은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에 영화 ‘말아톤’, ‘좋지 아니한가’, ‘대립군’을 연출한 정 감독은 “최 작가는 나랏돈 지원을 못 받아 그리된 게 아니라 최소한의 계약도 안 하고 신인 작가를 부려 먹는 영화계 자체의 그릇된 관행의 피해자였다. 그로 인해 뼈를 깎는 오랜 논의 끝에 창작자들의 표준 계약서가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바로잡았다.
정 감독은 “참으로 비열하고 어이가 없다”며 “평소에 예술지원 정책에 관심도 없으면서 지금 갑자기 가난한 예술가들을 대변하는 투사라도 된 듯 설치는 야당 정치인들의 모습이 참으로 불쾌하다”고도 했다.
야당의 고질적인 ‘아빠 찬스’ 공격은 ‘부친의 보도 무마 청탁 발언’으로 탈당한 자당의 전봉민 의원에게 되돌아가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문 작가 비난 관련 기사엔 “전봉민 3000만 원은?”이란 댓글이 어김없이 달렸다.
이 가운데 ‘모두까기 인형’ 진중권 동양대 전 교수는 “나 같으면 이런 건 안 문다. 영양가 없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에 이같이 쓰며 “이런 건, 물어봤자 비판하는 이들에 대한 신뢰만 잃게 만든다. 전시회 음모론도… 사실만 갖고도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는데 굳이 허구를 창작해가면서까지 비판할 필요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