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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허 사장은 승진과 동시에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주 태양광 발전 사업과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및 스마트 양식 사업에 각각 뛰어들었으며 글로벌 모듈러(조립ㆍModular) 시장 입지를 다지기 위해 올초 영국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 폴란드 목조 모듈러주택전문회사인 단우드 인수를 주도했다. 데이터센터 운영 자회사 설립에 앞서 안양 동안구 호계동 데이터센터 개발공사 수주도 허 사장의 작품이다.
허 사장이 이번 DIC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차원으로 알려졌다. 건설부문 의존도가 높은 GS건설로선 DIC 인수를 통해 건설장비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허 사장이 미래 먹거리를 위한 베팅에 나선 만큼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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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으로선 DIC를 인수할 경우 ‘조선-정유-건설 기계’라는 균형잡힌 삼각 편대(사업부문)를 완성하게 된다. 시황에 따라 영업이익이 크게 좌우되는 조선, 정유 부문의 영업악화를 상쇄할 수 있는 건설 기계 부문 편입으로 새로운 성장발판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DIC를 인수할 경우 현대건설기계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4.5%로, 국내 건설기계 시장은 70% 이상을 장악하게 된다.
GS건설의 참전으로 매각 측인 두산그룹은 꽃놀이패를 쥐게 됐다. 당초 사모투자펀드(PEF)와의 경쟁에서 정성평가(PMI)부분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된 현대중공업그룹 이외 GS건설이라는 굵직한 인수후보가 참전했기 때문이다.
지분 매각가도 애초 예상했던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로 매각가는 8000억∼1조 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1조원을 웃돌 수 있는 셈이다. DIC 우선협상대상자는 본입찰을 거쳐 다음달 중순 이후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