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정에서 부산을 지역구로 둔 초선 김해영 최고위원이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작심 비판했다.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도한 정당이다. 민주당의 연합정당 참여는 명분이 없어 보인다”는 게 핵심 주장이다. 틀린 말은 없다. 김 최고위원의 돌발 발언에 지도부의 표정은 굳어졌다. 차가운 눈총은 덤이었다. 급기야는 김 최고위원의 발언이 공식 회의록에서 삭제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12일 밤에는 서울 강서갑 경선에서 현역 금태섭 의원이 탈락하는 일이 발생했다. 금 의원은 지난해 조국사태 때 주류 의견과 배치되는 의견을 제시해 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층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물론 민주적 의사결정을 거친 당원들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지는 않았다. 적잖은 뒷말들이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에 “친문 팬덤정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은 다양성을 지향해 온 정당이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의견들이 존재할수록 민주주의가 더 성숙해진다. 소수의견을 포용하기는 커녕 공식 석상에서 눈총을 주고 회의록에서 삭제하는 게 과연 민주주의인가. 합리적인 소신파로 통하는 금 의원의 경선 탈락도 아쉬운 대목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는 “나는 당신의 견해에 반대한다. 그러나 당신이 반대할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고 말했다. 지금 이 순간 민주당이 다시 한 번 새겨야 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