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업계 쌍두마차가 함께 매출액 100조원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올해도 IDC(인터넷 데이터센터), 스마트폰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탄탄한 만큼 호황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0조1094억원, 13조721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75.1%, 318.7% 급증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도 10조6422억원으로 같은 기간 259.5%이라는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전 분기보다도 더 좋아졌다. 매출액 9조276억원, 영업이익 4조46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5%, 190.7% 늘었다.
여기에 삼성전자(005930)의 D램,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부문까지 합하면 이들 업체의 매출액만 100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오는 31일 실적 확정치를 내놓을 예정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75조원, 35조원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도 50조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지난해 수출에 있어서도 반도체 홀로 전체 17%를 차지할 정도로 반도체는 어엿한 우리나라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이같은 배경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있었다. IDC 관련 서버용 제품, 스마트폰 성수기 등으로 수요는 계속 느는데 미세공정 전환 어려움 등으로 공급이 달리다보니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호황이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공급 부족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했다.
이명영 SK하이닉스 경영지원 담당(부사장)은 “D램 수요는 서버·모바일 D램 모두 20% 정도 늘겠지만 공정 전환 등이 어려워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며 “낸드플래시도 수요가 40% 늘어날 전망인 데 비해 생산량(CAPA)은 지난해 수준이어서 시장이 급격하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