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30년]③폭설·지진···재난땐 '구호물품창고'로 변한다

강신우 기자I 2017.12.18 06:00:00

생활편의점 편 : 전국 50여개 물류센터…긴급구호물품 상시 비축
점포수 3만9000여개, 거점 물류센터 활용

재난구호물품을 실은 BGF로지스 트럭이 물류센터를 빠져 나가고 있다.(사진=BGF리테일)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지난 달 15일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한 경북 포항. 이재민이 모인 북구 흥해읍 대피소에는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구호물품 차량이 줄을 섰다. 방한 마스크, 장갑, 귀마개, 핫팩 등 생활용품과 초코파이, 라면, 생수 등 식료품 구호물품이 이들 편의점 1t 트럭에서 줄줄이 나왔다.

국내 편의점 점포수는 지난 10월말 기준 3만9000여개. 전국 팔도에 깔린 편의점 물류센터는 50여곳. 이 같은 물류망은 편의점업계가 포항 지진이 발생하자 거점 물류센터에서 구호물품을 싣고 대피소로 지진 발생 4시간 만에 올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이들 편의점 중 전국 물류센터가 21곳으로 가장 많은 BGF리테일 CU의 당시 구호물품 전달 과정을 들여다 봤다.

지난 8일 재난대비 구호물품 준비과정을 모의훈련 중인 BGF로지스 안성점. “네! 네 알겠습니다. 바로 조치하겠습니다.” 이정수 BGF로지스 안성 물류센터 파트장이 BGF리테일 본사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인근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 재난 상황을 인지한 이 파트장은 곧바로 재고물품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라는 지시를 하고는 물류센터내 전 직원들에게 재난발생 상황을 알렸다.

BGF로지스 직원이 재해구호물품을 지게차를 이용해 들어 내리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사내 방송이 울려 퍼지자 현장에 있던 재난구호물품팀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긴급구호차량인 1t 트럭이 물류창고에 도착하자 지게차가 구호물품을 실어 날랐다. 구호물품은 재난상황에 대비해 창고 한쪽에 재고를 쌓아뒀다. 재난이 언제 발생할 지 모르기 때문에 구호물품을 보관할 공간을 따로 뒀다. 필요한 물품을 하나하나 골라 담아 포장하는 작업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응급구호세트. (사진=BGF리테일)
행정안전부가 후원하고 구호협회가 제작한 응급구호세트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크기별(소중대), 성별로 물품이 구분돼 있었다. 그중 남성용 소자 상자를 열어봤다. 내용물로는 체온을 유지해줄 담요와 체육복, 속옷, 양말, 칫솔, 비누, 면도기, 수건 2장, 화장지, 에어베개, 손전등, 우의, 볼펜과 메모지, 손거울과 빗, 면장갑이 들어 있었다. 여성용은 여성용품이 추가된다. 임시 거처인 체육관에 있을 피해지역 주민을 위해 꼭 필요한 것들만 모았다.

행정안전부, 구호협회, BGF리테일 실무진이 포항지진 당시 카카오톡방에서 재난대응을 위한 소통을 하고 있다. (자료=BGF리테일)
이러한 재난 대응 시스템은 2015년 행정안전부·전국재해구호협회와 맺은 ‘재난 예방 및 구호에 대한 업무 협약’을 맺고 나서 갖춰졌다. CU의 물류센터에서 발빠른 재난대응이 가능했던 것은 행안부와 재해구호협회 그리고 BGF리테일 소속 실무진들이 카카오톡으로 먼저 소통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체 카톡방을 만들어 필요한 구호물품의 재고를 확인하고, 물품 전달 장소와 시간 등의 정보를 주고 받았다.

이 보다 앞서 GS리테일은 지난해 1월 폭설로 제주공항에 발이 묶인 여행객들을 위해 긴급구호 물품을 지원했다. 제주지역에 있는 GS리테일 물류센터에서 초코파이와 캔커피 1만6000여개를 제주공항으로 보내고 GS25 제주지역팀 직원들이 봉사활동에 나서는 등 구호활동을 벌였다.

GS리테일은 전국 18개 물류센터와 각 지역팀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홍수, 폭설과 같은 긴급재난 발생 시 빠른 대응을 통해 물품제공과 자원봉사로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지난해 1월 폭설로 제주공항에 발이 묶인 여행객들을 위해 구호물품을 나눠주고 있다.(사진=GS리테일)
GS리테일 관계자는 “당시 제주공항에 발이 묶여 힘들어하는 여행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물품을 긴급 지원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GS리테일의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빠른 대응을 통한 물품 제공과 자원봉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GS리테일은 2010년 연평도 포격 피해, 2011년 춘천 폭우 피해, 2012년 태풍 볼라벤과 덴빈 피해, 2014년 진도군 상설시장 화재 피해 등 각종 재해 재난으로 힘들어 하는 지역에 신속하게 구호 물품을 전달함으로써 원활한 복구 활동을 도왔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