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적폐 기관장 10명 나가라”→5명 사표·사직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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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사퇴한 기관장은 홍순만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김옥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원장, 이승훈 한국가스공사(036460) 사장 등 4명이다.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감사원으로부터 인사 조치,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사직 권고를 받았다.
나머지 인사들 거취도 유동적이다. 노조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19일 집회를 열고 “서창석 병원장 퇴진을 통해 서울대병원의 의료 적폐를 청산하고 국가중앙병원으로서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시하는 공공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투쟁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서 병원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 차원의 퇴진 압박도 거세다. 사실상 공공기관장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상태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감사원 감사 결과 또는 수사 결과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결과가 나오는 그런 분들은 직을 유지할 순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성이 있고 국정철학 방향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사람을 재단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비위가 적발됐거나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과 어긋나는 공공기관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래 사장, 백창현 대한석탄공사 사장, 정용빈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 우예종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감사원 감사에 채용비위로 적발됐다. 박기동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이어 채용비리까지 적발돼 해임됐다. 한전(015760)의 자회사인 6개 발전사 중 4곳 기관장(장재원 한국남동발전 사장, 윤종근 한국남부발전 사장, 정하황 한국서부발전 사장, 정창길 한국중부발전 사장)은 국정 부담 등을 고려해 자진사퇴했다.
나머지 2곳 발전사도 교체될 수 있다. 나머지 2곳 중 한국동서발전은 현재 사장이 공석 상태다. 지난 6월 김용진 전 사장이 기획재정부 2차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수력원자력 이관섭 사장은 직을 유지했다. 진행 중인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발전사 사장들이 새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산업부 “나가라”…석유公 “못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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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관장들은 사퇴 요구에 강력 반발하고 나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정래 사장은 통화에서 채용 비위와 관련해 “당시 채용 절차는 산업부에서 문제가 없다고 했다. 서류상으로 절차상 하자가 있었던 것이다. 나는 당시에 (그런 하자를) 몰랐다”며 “사람을 이렇게 물 먹이는데 그만둘 수 없다. (그만 두게 하려면) 해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김 사장에 대한 해임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계속 얘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부 산하 공기업 관계자는 “우리 기관장은 노조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불안한 기색”이라며 “기관장은 괜한 오해를 받을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고 직원들은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