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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벽해 송도,글로벌 생명과학산업 메카로 우뚝

강경훈 기자I 2016.10.14 06:00:00

글로벌 기업 송도에 속속 입주
中·日사이, 공항근처 지리적 잇점
인력양성 절실, 정부 지원 필요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글로벌 바이오 허브’를 지향하는 인천 송도의 노력이 점차 결실을 맺고 있다. ‘과연 내로라하는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이 송도를 찾을까’하는 의구심이 10여년의 시도 끝에 이제는 그들이 앞다퉈 송도를 찾을 만큼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이룬 것이다.

◇기초연구부터 상업생산까지 생태계 구축

송도는 기초연구시설부터 바이오벤처,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 대량 생산시설, 서비스및 코디네이션 기관, 또 이들에게 필요한 기자재나 물품을 생산하는 기업(브릿지 기업)까지 완벽한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송도에는 바이오 분야 7개 제조기업, 16개 연구 및 서비스 시설, 3개의 대학이 들어서 있다. 관련 업계 종사자가 8100여 명에 이른다. 송도에 입주한 기업들이 지난해 올린 매출은 4조8770억원에 달한다. 윤호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운영담당 상무는 “특정 기업이 기초연구부터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독립적으로 모두 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관련된 기업과 연구소가 역동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는 생태계가 구축돼야 성공할 수 있는데 그런 점에서 송도는 세팅이 끝나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 먼저 찾아와

13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송도에 자리잡은 연구소와 관련 서비스 제공 기업은 삼성바이오에피스(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같은 대기업을 비롯해 신약을 개발하는 이길여 암당뇨연구원, 유타-인하 DDS 및 신의료기술개발 공동연구소 등 15곳이다.

여기에는 찰스리버래토래토리즈, 머크, GE헬스케어, 올림푸스 등 외국계 기업이 직접 투자해 세운 연구시설이 포함돼 있다. 김연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신성장산업유치과장은 “5~6년 전만해도 유치하고 싶어도 언감생심이던 기업이 이제는 스스로 먼저 찾아올 만큼 위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달 말 문을 여는 GE헬스케어의 아시아태평양 패스트 트랙 센터는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에 쓰이는 장비에 대한 트레이닝, 기술분석, 생산지원, 컨설팅 등을 지원하게 된다. GE헬스케어는 2020년까지 240억원을 이곳에 투자할 계획이다. 키어란 머피 GE헬스케어 라이프 사이언스 사장은 “송도는 GE헬스케어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중 처음으로 연구소를 설립한 곳”이라며 “한국 바이오 산업의 급속한 성장은 세계적으로도 큰 관심”이라고 말했다. 또 가천대길재단이 IBM, 지멘스, 인천시와 함께 만든 종합연구시설인 BRC(바이오 리서치 콤플렉스)에는 글로벌 제약사를 꿈꾸는 50여개 바이오 벤처가 입주해 있다.

2005년 송도에 터를 잡은 셀트리온은 렘시마(자가면역질환치료제), 허쥬마(유방암 항암제), 트룩시마(자가면역질환치료제)를 비롯해 10여가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규모는 현재 14만ℓ 정도 되는데 최근 17ℓ 규모의 생산시설을 더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8만ℓ 규모의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18만ℓ 규모의 제3공장을 완공한다. 이게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 전문 기업이 된다. 송도는 단일 지역으로는 세계 최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52만ℓ) 거점으로 거듭나게 된다.

최근 일본 화학기업인 아지노모도는 3년의 검토 끝에 세포 배양에 필요한 배지를 생산하는 공장을 국내 기업과 합작으로 송도에 세웠다. 이 회사가 만든 배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송도 기업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 수출된다. 니시 기요히코 아지노모도제넥신 사장은 “세계 최대 규모인 송도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이 사이라는 지리적인 이점을 살리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봐 이 곳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 연구와 생산에 필요한 고급 인력도 송도에서 자체 수급한다. 벨기에 겐트대는 송도에 분자생명공학, 환경공학, 식품공학 등 글로벌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는 융합과학공학과 약학대학을, 인천대는 생명과학, 분자의생명, 생명공학, 나노바이오 등과 관련한 생명과학기술대학을 송도에서 운영한다.

◇장기 성장 위해 국가 지원 절실

업계는 송도가 글로벌 바이오 허브로 보다 안정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산학연이 주축이 돼 자생적으로 성장한 보스톤, 샌프란시스코 바이오 클러스터와 상황이 다르다”며 “우리나라가 바이오산업의 중심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싱가포르와 같이 국가적 차원에서 클러스터를 조성해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바이오의약품의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연주 과장은 “당장은 해외 바이오 허브를 능가한다고 할 수 없지만 이들을 넘어설 잠재력은 충분히 갖췄다”며 “장기적으로 기업에서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도 입주기업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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