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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연비를 절감하고 가속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앞다퉈 차체의 무게를 줄이고 있다. 상반기 출시된 대부분의 신차들이 모두 경량화에 성공했다. 실제로 자동차 무게가 10% 줄어들면 연료효율성은 3%, 가속성능은 8%, 제동성능은 5%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체들은 첨단 알루미늄 또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초고장력 강판(AHSS)등 신소재를 대거 사용하거나 설계를 변경해 차체의 무게를 줄인다. 이들 소재는 철보다 비싸지만 더 가볍고, 강하다.
지난 19일 출고를 시작한 한국GM의 중형 세단 올 뉴 말리부는 이전 모델보다 길이가 약 10㎝ 길어졌으며 실내 공간이 6㎝가량 늘었다. 그러나 설계 효율화와 고장력 강판 사용 비중 확대로 무게는 1400㎏로 이전보다 130㎏ 가까이 가벼워졌다. 경쟁차인 르노삼성 SM6(1420kg), 현대차 쏘나타(1455kg), 기아차 K5(1465)보다 더 가볍다.
이에 따라 연비 효율성이 높아졌다. 1.5 터보 16~17인치 타이어 기준 국내 공인 복합연비는 13.0㎞/ℓ(고속 15.5 도심 11.4)으로 이전 11.6㎞/ℓ보다 10% 이상 높아졌다. 말리부는 지난달 27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이후 8영업일만에 계약대수 1만대를 돌파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르노삼성이 3월초 야심차게 출시한 중형 세단 SM6도 차체 골격에 맞춤식 재단용접과 열처리 프레스 성형기술이 적용된 인장강도 1300MPa(메가파스칼)급 초고장력강판이 16% 사용됐다. SM6의 복합연비는 1.6터보 엔진 기준 12.8㎞/ℓ, 공차중량은 1420~1435kg다. SM6는 첫 달 누적 계약 대수가 2만대를 넘어섰으며 3~4월 두달 동안 1만1946대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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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소형 SUV 니로도 아이오닉과 같이 초고장력 강판을 53% 적용해 경량화를 이뤘다. 현대·기아차는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2018년 48~62%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우디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신형 Q7과 준중형 세단인 신형 A4 등 올해 출시된 신차의 무게를 모두 줄였다. 뉴 A4는 기존 모델보다 전장·전폭·축거를 각각 25·16·17㎜ 늘리는 등 차체는 커졌지만 경량소재 혼합공법을 통해 무게를 최대 100㎏까지 감량했다. 실내 공간은 동급 최대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10년 만에 풀체인지된 2세대 Q7도 마찬가지다. 2세대 Q7은 이전 모델 대비 325kg 가벼워져 연료 효율을 높이고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개선했다. Q7은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전세계적으로 40만대 이상이 팔린 인기 차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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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다음달 출시할 신형 E클래스는 기존 S클래스와 C클래스에 적용한 동일한 MRA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돼 알루미늄 합금이 외판과 골격에 모두에 적용됐다. 약 100㎏의 차체 경량화를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소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은 알루미늄보다 더 비싸지만 무게는 더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쎄다. BMW의 플래그십 세단 뉴 740d 등 신형 7시리즈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초고장력 강철 및 알루미늄으로 된 특수차체구조 기술을 적용해 무게를 130kg 더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무게를 줄이면 연비가 향상될 뿐 더러 엔진, 브레이크 부하 절감 등 주행성능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며 “친환경 시대에 접어들면서 업체들의 경량화 경쟁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