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뉴욕 증시가 소폭 상승하며 지난 한 주를 마무리했다. 중국의 갑작스런 위안화 평가 절하와 상품가격 하락세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으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시기가 늦어질 경우 증시에 나쁘지만은 않다는 인식이 점차 퍼졌다.
리처드 피셔 연준 부의장은 지난주 인플레이션이 아직 낮아 금리를 올릴 시기가 아니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만 여전히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 주 증시는 중국 위안화 움직임과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달러 및 상품가격,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에 주목할 전망이다.
중국은 단연 최대 관심사다. 인민은행이 지난주 사흘 연속 평가절하를 이어간 이후 통화전쟁이 전세계적으로 전개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됐다. 이강 인민은행 부총재는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추가 평가절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시장은 의심스런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미 금융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중국 위안화 가치가 10%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7월 중국의 수출 급감과 일련의 경기부양조치 등에도 불구, 중국의 가파른 경제성장률 둔화가 통화가치 절하 욕구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9년 만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관심도 계속되고 있다. 연준의 지난달 FOMC 의사록은 19일(현지시간) 오후에 공개된다. 지난달 FOMC 성명에서 연준은 미국 경제와 고용시장에 대한 평가를 이전보다 상향했으나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계속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면서 면밀히 주시할 것임을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는 FOMC 의사록 내용이 조금 더 공격적으로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위안화 평가절하와 유가 하락에 대한 연준의 대응이 어떻게 될 지를 가늠하는 실마리가 제공될 수도 있다.
아울러 이번 주에는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의 연설이 각각 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예정돼 있다.
인플레이션과 주택지표는 ‘지표 의존적’이라는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마크 루치니 재니 몽고메리 스캇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투자자들은 다음 연준의 통화정책회의 때까지 경제지표 결과를 축적할 것”이라면서 “9월 회의가 가까워질수록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9일 공개될 CPI는 미국 가계의 소비재 및 서비스 물가 수준을 측정하는데,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7월보다 소폭 상승했을 전망이다. 그에 앞서 17일에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의 8월 주택시장지수가 발표되고, 18일과 20일에는 각각 7월 주택착공과 기존주택판매가 공개된다. 견고한 고용 증가와 낮은 모기지 금리, 점진적인 대출기준 완화 등에 힘입어 주택착공은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기존주택판매는 냉각됐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상품가격 흐름 역시 주목된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지난주 3.1% 가량 급락하며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농산물 가격 역시 하락했다. 다만 금값은 1.7% 상승했다.
이밖에 실적 발표 기업 가운데서는 18일 홈디포와 월마트 스토어, 19일 타깃, 20일 갭, 휴렛패커드(HP) 정도가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