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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th SRE]해운사, 나란히 1~2위

하지나 기자I 2013.11.13 07:00:00

[워스트레이팅]동양 사태 이후 다음은 어디?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18회 SRE에서는 동양그룹의 법정관리 사태 이후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거론되고 있는 기업들이 나란히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불황이 심화하고 있는 해운, 철강업종 가운데 차입금 규모가 큰 기업들이 많은 표를 받았다. 18회 SRE에서는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 등 현대그룹 3형제가 응답자 111명 중 43표(38.7%)를 받으며 17회에 이어 워스트레이팅 1위에 올랐다. 웅진그룹과 STX그룹이 법정관리로 후보에서 빠지자 현대그룹 3형제에 시장 참여자들의 표가 몰렸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그룹은 동양과 마찬가지로 회사채 등 시장성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 신용 위험이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그룹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상선의 수익성 회복도 불투명하고 업황 환경도 비우호적이라는 분석이다. 워스트레이팅은 재무상태를 고려할 때 현재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18회 SRE 결과에는 신용등급 적절성 외에도 기업 전반의 재무 위험이 악화돼 유동성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녹아있다는 평가다. 지난 17회 SRE에서는 14표(13%)를 받는데 그쳤던 한진해운이 37표(33.3%)를 받으며 2위에 오른 것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번 SRE에서는 해운사가 나란히 1~2위에 오른 점이 눈에 띈다. SRE 자문위원들은 해운업의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상위 해운사들과 국내 해운사들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것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자문위원들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설사 해운업이 회복세에 돌입한다고 해도 취약한 재무구조 때문에 선박대형화 흐름에 동참하지 못해 실적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3위는 36표(32.4%)를 받은 대한항공에 돌아갔다. 17회 SRE에서는 9표를 받는데 그쳤던 대한항공의 순위가 이처럼 오른 것은 한진해운 리스크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또한 저조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A’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적정하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SRE 한 자문위원은 “한진해운 리스크도 물론 있겠지만 대한항공의 재무상황이 좋았다면 이 정도 표가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고 등급조정도 있어야 한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36표를 받으며 STX그룹, 현대그룹, 한진중공업과 함께 워스트레이팅 1위를 장식했던 동국제강은 대한항공과 같은 36표를 받으며 3위에 랭크됐다. 철강업의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영향이 컸다.

자문위원들은 동국제강의 차입금 규모가 크고 철강 업황 회복 신호도 보이지 않는데 신평사들이 동국제강의 신용등급 ‘A+’를 그대로 유지하고 신용등급전망(아웃룩)만 ‘부정적’으로 하향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SRE의 ‘단골손님’인 두산건설과 대성산업·대성산업가스도 26표(23.4%)를 받으며 나란히 5위에 올랐다. 대성산업은 호텔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순조롭지 않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의 위험이 두산중공업과 그룹에 전이되고 있음에도 등급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이유로 표가 몰렸다.

한편 동양그룹 사태 영향으로 동양증권이 25표(20.7%)를 받아 금융사가 워스트레이팅 10위 안에 포함되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자문단들은 동양증권의 신용등급이 SRE 설문조사 당시 ‘BBB+’급으로 이미 하향됐음에도 불완전판매 소송 등 불확실성이 커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SRE 설문조사가 효성 그룹 탈세소식이 전해지기 전에 진행됐음에도 효성과 효성캐피탈은 23표(20.7%)를 받아 이미 시장이 신용위험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와 함께 제2의 동양그룹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동부그룹의 계열사인 동부메탈·동부팜한농·동부제철은 21표(18.9%)를 받았다.

한편 부동산 시장 침체와 해외 사업장 손실 등으로 지난 SRE에서 상위에 링크됐던 건설사 중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20표(18.0%)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18회 SRE에서는 개별 기업이나 기업군이 아닌 그룹 전반의 펀더멘털에 대한 시장참여자들의 생각을 묻는 설문조사도 새롭게 추가됐다.

웅진그룹과 STX그룹, 동양그룹 등 일련의 신용위험 사태를 겪으며 신용 이슈가 개별 기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룹 전반의 펀더멘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상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그룹 전반의 신용위험 수준, 개별 기업이 그룹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 등 확대된 정보를 원하는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SRE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공기업과 외국계 기업을 제외한 40개 기업을 대상으로 그룹의 펀더멘털이 악화한 기업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동양과 마찬가지로 시장성 차입금 의존도가 높고, 유동성 위기가 부각된 계열사를 보유한 동부그룹이 68표(61%)를 받아 1위에 올랐다. 이어 5개 계열사가 법정관리에 돌입한 동양과 한진해운과 대한항공 등 계열사를 워스트레이팅 상위권에 올린 한진그룹이 각각 55표(50%)를 받아 2위에 랭크됐다.

역시 워스트레이팅 상위권에 계열사가 포함된 두산그룹과 현대그룹도 각각 36표(32%)를 받았고, 대성산업(32표·29%)과 효성그룹(25표·23%)에도 표가 몰렸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8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8th SRE는 2013년 11월13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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