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 관계자는 “내년엔 수도권은 물론 지방까지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아 차라리 신규사업을 벌이지 말고 기존 미분양이나 줄이자는 의견이 많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내년에도 중견건설사의 시름을 덜기엔 어려워 보인다. 주택산업연구원·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 건설관련 민간 연구기관들은 내년 주택시장도 올해처럼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거시경제 회복에 따라 다소 개선될 여지가 있지만 대내외 경기변수를 고려할 때 집값 상승과 함께 시장이 살아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 전망 보고서에서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각각 1.5%와 1.3%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3년간 전국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지방 역시 내년에는 상승세가 꺾여 집값이 1.2%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이 이미 넘치는 수준이 돼버렸다는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역시 내년 수도권 주택시장은 공급과잉과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약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지방도 상승세가 빠르게 가라앉아 내년에는 강보합세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아파트 공급이 집중됐던 세종시와 혁신도시에 여전히 많은 주택공급이 예정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건산연 분석이다.
전세시장은 올해와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주산연은 수도권 전셋값은 1.8% 소폭 상승하고 지방은 0.4%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 전셋값은 지금까지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이 증가하는 것이 하락 배경으로 꼽혔다.
다만 건산연은 지방 전셋값은 안정될 것으로 봤으나 수도권은 가격 상승세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도권은 매매시장의 부진으로 전세로 남겠다는 수요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수도권 아파트 준공물량도 올해 11만가구에서 2만가구 줄어든 9만가구로 추정돼 입주물량이 빠듯한 것도 전셋값 상승 요인이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취득세 감면 혜택이 사라지면 거래량 감소에 따른 매매가격 약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취득세뿐 아니라 부동산 관련 세제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