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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마다 제각각"..주택수요 트렌드를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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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동 기자I 2012.11.26 08:30:21

"초소형 원룸 아닌 ''준중형급'' 공급 늘려야"
"교육 환경 좋은 곳은 전세 수요도 많다"
"이주 많아진 노년 수요 만족시킬 공급 필요"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1~2인 가구 급증과 인구 고령화 등 인구·가족구조 변화가 주택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1~2인 가구 중에서도 신혼부부는 최근 몇년간 공급이 집중됐던 전용 40㎡미만 원룸이 아닌 40~60㎡ 면적의 투룸 주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남권으로 집중되던 40대 3~5인 가구의 학군 전세 수요는 혁신학교가 떠오르며 판교 등지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쾌적한 환경을 찾아 서울 근교로 이동하는 65세 이상 노년층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수도권 주택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수요에 따른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권혁진 국토해양부 주택건설공급과장은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을 2~3인가구에 맞는 규모로 면적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건설업계가 다양한 수요를 반영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인 가구는 방 두 개 필요”

지난 6월 결혼한 직장인 박모(34)씨는 신혼집을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박씨가 집값으로 마련 가능한 돈은 전세자금대출 7000만원을 포함해 총 1억3000만원이었지만 서울에서 마땅한 아파트 전세를 구하기 어려웠다. 눈을 낮춰 빌라나 다세대 등 투룸을 알아봤지만 나와있는 물건은 원룸뿐. 결국 그는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전용 48㎡규모의 반(半)전세 투룸을 보증금 1억3000만원, 월세 20만원에 계약했다. 그는 “월세와 대출이자 등으로 매달 35만원씩 고정 지출이 생기니 신혼살림에 부담이 크다”며 “저렴하게 살 수 있는 투룸이 좀 더 많이 지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투룸의 부족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실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전용 40~60㎡ 주택 공급물량은 전체의 17.2%로 1~2인 가구의 거주 비율 34%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40㎡미만 원룸의 공급 물량은 전체 26.3%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홍석민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실장은 “통계로 볼때 1~2인 가구의 상당수가 투룸에 거주하고 있는 만큼 중소형 주택의 공급 물량을 면적별로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40대의 여전한 맹모삼천지교”

자녀 교육을 위해 자기 집을 버리고 전셋집으로 옮기는 40대 3~5인 가구의 전세 수요도 최근 주택시장에서 무시 못할 흐름이다.

직장인 이모(47)씨는 현재 살고 있는 강동구의 전용 113㎡ 아파트를 팔고 비슷한 규모의 전셋집을 구해 판교로 이사할 계획이다. 판교에 자리한 혁신학교로 초·중학생인 두 자녀를 전학시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혁신학교를 통해 신흥 명문 학군으로 떠오른 판교는 겨울방학을 앞두고 전세 물량이 씨가 마른 상태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판교신도시 전셋값은 평균 8.2% 올라 서울 평균인 1.6%의 5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강남구와 서초구의 전셋값도 각각 2%와 4% 상승했다.

2006년 이후 4년새 수도권 3~5인 가구 중 전세에서 자가로 바꾼 비중이 감소(주산연 자료)한 점은 전세 증가세를 방증한다. 전문가들은 강남구 대치동 등 전통적인 강남권 명문 학군은 물론 판교까지 교육 여건을 고려한 주택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노년층, 집값 싸고 쾌적한 근교에 매력”

은퇴한 65세 이상 노년층은 쾌적한 환경을 찾아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옮겨가고 있다. 집값이 저렴해 경제적 여유를 찾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국토연구원은 노인 인구 증가세와 함께 앞으로 유씨처럼 은퇴 후 주거지를 옮기는 노년층 주택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인구이동률은 1995년 19.9%에서 2010년 16.5%로 감소했지만, 노년층의 이동률은 같은 기간 3.7%에서 6.1%로 증가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민성희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노년층이 더 나은 주거지를 찾아 이동하는 추세에 맞춰 이들의 수요와 생활패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령자수 추이 및 전망 (1955-2060) (출처=국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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