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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브리핑]시작은 소녀처럼

박형수 기자I 2012.10.12 08:17:59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 투자자들은 언제나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없이 올라갈 줄 알았던 주가도 언젠가는 반드시 떨어지는 곳이 주식시장이다. 올 하반기 주식시장에서 떠들썩했던 ‘강남스타일’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최근 6거래일 동안 25% 하락했다. 소속가수인 싸이의 인기는 여전하고 증시 전문가들도 호평했지만 기관의 매도 물량 앞에 주가는 속절없이 주저앉고 있다. 최근 9거래일 연속 ‘팔자’ 주문을 내고 있는 기관의 순매도 규모는 62만주를 넘어섰다. 주가가 9만원을 넘어서면서 기관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 싸이의 인기와 증시 전문가들의 호평을 믿고 매도 시기를 놓친 투자자는 아쉬운 마음에 밤잠을 설칠 만한 구간이다.

최근 한 증권사 스몰캡 팀장을 만나, 앞으로 유망한 종목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는 “좋다고 생각했던 종목이 모두 많이 올랐다”며 “추천할만한 종목이 안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과열 양상의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기관 투자가 중에서도 신사업 성공 여부를 고려하지 않은 `묻지마 매수`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추가 상승 여력이 많이 떨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전날 코스피는 장 중 한때 1920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5일 2000선을 회복한 뒤 나흘 연속 하락하고 있다. 추가 상승을 이끌 만한 호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시황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세계 주요 국가의 경기 부양책이 발표됐으나 실물 경기에 영향을 주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경제 지표가 회복되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서두를 필요가 없는 장이다.

‘시작은 소녀처럼 마무리는 토끼처럼’이라는 증시 격언을 되새겨 볼 때다.

주식을 살 때는 소녀처럼 조심스럽고 천천히 골라 분할 매수하고 팔기로 결정을 내린 후에는 가격을 불문하고 하루라도 빨리 파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팔아 놓은 다음 생각하고 생각한 다음 산다면 못 먹었다고 후회할 일은 있어도 손해봤다고 밤잠 설칠 일은 드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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