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0조28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용거래융자 잔액 일간 기준으로 작년 6월17일(20조3573억원) 이후 10개월여 만에 최대 규모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고객 보유주식 등을 담보로 빌려주는 주식 매수 자금으로, ‘빚투’ 지표로 활용된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코스닥이 10조4618억원을 기록, 코스피(9조8245억원)보다 많았다. 지난달 8일 코스닥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2020년 11월17일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코스피를 넘어선 뒤, 이같은 추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2차전지주 급등 이후 코스닥 신용거래융자가 코스피를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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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은 빚투가 급증하자 잇따라 신규대출 중단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신용 공여 한도가 소진되면서 지난 21일부터 신용융자 신규 매수를 일시 중단했다. 키움증권은 ‘키움형 대용’ 계좌의 보증금 내 현금 비율을 5%에서 15%로 늘려 빚투 관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도 빚투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빚투가 과열 양상으로 가는지 주시하고 있다”며 “태스크포스(TF) 논의를 거쳐 2분기 중에 신용거래융자 등에 관한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감원은 14개 증권사, 금융투자협회와 TF를 구성하고 신용융자 이자율,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대차거래 수수료 등을 논의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경고음을 켰다. 주가 하락 시 일반 투자자들의 손실이 우려돼서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뒤늦게 시장에 들어온 개인들이 올려놓은 2차전지 관련주들이 5월 조정의 타깃이 될 것”이라고 “1~4월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하락 폭도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