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뛰니 '작은 아파트'로...60㎡이하 거래 비중 최대

신수정 기자I 2022.02.02 10:02:42

작년 서울 아파트 거래 중 60㎡의 비중 47%
가격 급등·대출 강화에 소형 아파트 비중 커져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아파트값이 뛰면서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이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거래된 서울 아파트의 절반가량이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인 반면 중대형 아파트 거래는 최근 5년 새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에 최근 실거래 현황이 붙어 있다. (사진=뉴스1)
2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올라온 지난해 서울아파트 면적별 거래량(1월 27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전체 4만 2242건 가운데 전용면적 60㎡의 비중이 47%(1만 9851건)에 달했다. 이는 2020년 42.4%보다 4.6%포인트 늘어난 것이며, 2017년 36.1%에 비해서는 11%포인트가량 증가하며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형으로 분류되는 전용 60∼85㎡ 이하 거래량은 총 1만 5976건으로 전체의 37.8%를 차지했다. 현 정부가 시작된 2017년에는 전용 60∼85㎡ 이하가 43.4%, 전용 60㎡ 이하가 36.1%로 중형 아파트 거래 비중이 월등히 높았으나 2020년에 처음으로 소형(42.4%)이 중형(40.9%) 거래량을 근소하게 넘어서기 시작해 지난해는 소형과 중형 거래 비중 격차가 10%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소재 아파트 가구 수는 총 177만 230가구로, 전용 60∼85㎡ 이하가 42.2%(74만 7442가구)로 가장 많았고, 전용 60㎡는 37.6%(66만 5249가구) 수준인데 실제 거래는 전용 60㎡ 이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에 비해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 거래 비중은 더 쪼그라들었다. 2017년 20.5%, 2018년 20.7%로 각각 20%를 넘었으나 2020년 16.7%로 줄고 지난해는 15.2%로 감소했다.

이처럼 전용 60㎡ 이하 소형 거래가 많아진 것은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2030 세대들이 지난해 대거 내 집 마련에 나서면서 매매가 부담은 적고 전셋값은 상대적으로 높은 소형 아파트를 ‘갭투자(전세 끼고 매입)’ 형태로 많이 산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화된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으로 수요자들의 자금 마련 부담이 커지면서 눈높이를 낮춰 소형 아파트를 택한 경우도 많다.

KB국민은행 조사 결과 작년 12월 말 기준 전용 60㎡ 이하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억 6516만원으로 전년 말(7억 2893만원)보다 1억 3000만원 이상 올랐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9억원에는 못 미쳤다.

이에 비해 60㎡ 초과∼85㎡ 이하는 평균 매매가가 11억 6225만원, 전용 85㎡ 초과∼102㎡는 15억 2869만원으로 대출 규제 대상이다.

일부 수요자들이 지역 이동을 하면서 오른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불가피하게 평수를 줄여간 경우도 있었다. 여기에다 실수요와 투자를 겸해 중소형 비중이 높은 재건축 단지의 선호현상도 여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소형 아파트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이 주택형대 아파트값은 상승 폭도 컸다. 부동산R114 조사 결과 지난해 전용 60㎡ 이하 아파트값은 15.7% 올라 전용 60∼85㎡ 이하(14.9%)와 전용 85㎡ 초과(13.9%) 상승률을 앞질렀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도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용 40㎡ 초과∼60㎡ 이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가 105.1(기준일 2021년 7월1일=100)로 전 주택형을 통틀어 가장 높았고, 전용 40㎡ 이하가 104.6으로 바로 그 뒤를 이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서울 아파트값이 약보합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여전히 타지역보다 매매가격이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며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이 지속된다면 중소형 위주의 거래가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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