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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에서 출발하는 비행기, 탈 자신 있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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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호 기자I 2021.03.26 06:00:00

오프라인 체험극 ''플라이트'' 체험기
실제 여객기처럼 꾸민 공연장
암흑 속 입체음향으로 오감 자극
내달 12일까지 우란문화재단 공연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탑승권을 받아주십시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우란문화재단 2층 리허설룸. 도심 한 가운데 있는 이곳에 새로 생긴 비행기 노선이 있다. 항공편명은 WR2021. 직원 안내에 따라 탑승권을 받은 뒤 본격적인 비행이 시작된다.

26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서울 성동구 우란문화재단 2층 리허설룸에서 진행되는 오프라인 체험극 ‘플라이트’ 내부 모습(사진=우란문화재단)
문 안으로 들어서면 실제 여객기와 똑같이 생긴 좌석이 탑승객을 반긴다. 무거운 짐은 머리 위 화물 선반에 올려놓거나, 앞좌석 바닥에 내려놓으면 된다. 다른 점은 단 하나, 좌석마다 헤드폰이 놓여 있다는 것이다.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헤드폰을 쓰면 본격적인 비행, 정확히는 ‘비행 체험’이 시작된다.

이 독특한 공연은 우란문화재단이 영국의 이머시브 오디오 씨어터 극단 다크필드와 함께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오프라인 체험극 ‘플라이트’다. 다크필드는 “시각이 사라지면 다른 감각은 모든 움직임과 소리에 예민하게 집중하게 된다”는 인간 본능에 집중해 완벽한 어둠 속에서 입체 음향만으로 관객 상상력을 자극하는 오프라인 체험극을 제작해온 단체다.

이번에 선보이는 ‘플라이트’는 2018년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소개돼 매진을 기록했다. 초연 당시 해외 여러 매체들을 통해 “짜릿한 경험, 완벽하게 프로그램 된 놀이기구” “복잡한 에든버러 거리에서 완전히 다른 세계로 당신을 인도하는, 온 마음을 다 빼앗는 경험” 등의 호평을 받았다.

오프라인 체험극 ‘플라이트’ 관객에게 티켓 대신 나눠주는 탑승권. 본 공연에서는 공연을 위해 별도로 제작한 여권에 오른쪽에 찍힌 도장을 찍어준다(사진=장병호 기자).
작품은 실제 비행 순간을 음향으로 재현한다. 불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공간 안에서 관객은 헤드폰을 통해 귓가로 흘러들어오는 소리를 오롯이 집중하며 실제 비행과 같은 체험을 하게 된다.

그러나 비행은 순조롭지 않다. 처음엔 친절하던 승무원의 말투가 갑작스럽게 신경질적으로 변하는가 하면, 조종실에서 나온 기장이 승객 옆에서 말을 걸다 다시 조종실로 돌아간다. 아이의 울음소리, 갑작스런 기상 변화로 인한 비행기의 굉음 등 갖가지 소리가 뒤섞이며 듣는 이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체험은 약 20분간 진행된다. 입체음향 뿐만 아니라 4DX 영화처럼 미세하게 움직이는 좌석으로 전해지는 진동이 실제 비행기를 탑승한 듯한 생생한 느낌을 전한다. 비행기 사고 상황을 가정한 만큼 몇몇 순간은 약간의 공포로 긴장감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작품은 상자 속에 갇혀 있는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역설적으로 삶의 의미를 전한다. 물론 이러한 주제를 찾아가는 것보다 체험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플라이트’를 제대로 경험하는 방법이다.

26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서울 성동구 우란문화재단 2층 리허설룸에서 진행되는 오프라인 체험극 ‘플라이트’ 내부 모습(사진=우란문화재단)
우란문화재단은 지난해 선보인 온라인 체험극 ‘더블’에 이어 ‘플라이트’까지 선보이며 다크필드와의 협업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다크필드의 설립자 글렌 니스,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우리의 작품은 스릴과 두려움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자극을 준다”며 “공연을 체험하는 동안 관객을 스릴과 긴장감의 반대편에 때로는 안전한 고요함이 공존한다는 사실을 믿게 되며 감정적 위로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오는 4월 12일까지 금·토·일·월요일에 한해 진행한다. 만 16세 이상 체험 가능하며 티켓 가격은 1만 8000원이다. 비행기 사고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이 있는 관객은 체험을 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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