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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문재인]文대통령 뇌리에 남은 ‘시퍼런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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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I 2020.06.22 05:29:28

“추경 6월 통과 ‘꼭’…비상한 방법 강구” 주문한 이유
평균적 경제상황 ‘정상궤도’ 찾고 있지만
취약 기업은 끝모를 추락…‘총알’ 절실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오른쪽)과 강민석 대변인이 21일 오후 현안 브리핑을 위해 춘추관 대브리핑룸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코로나 상황이 끝나도 원래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멍이 들지 모른다”(문재인 대통령, 6월16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 보고를 받고)

-“(3차 추경이) 하루가 늦어지면 바로 그러한 기업들의 어려움이 하루 더 연장된다라고 말씀을 드렸던 것이고요.”(김상조 실장, 6월 21일 취임 1주년 기념 브리핑)

-“국민은 추경을 기정사실화하고 있고, 여야 이견도 크지 않은 상황인데 추경안의 6월 통과가 무산되어서는 안 된다. 비상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문 대통령, 6월 21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전달)


이번주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중 주목할 것은 코로나 이후 남을 ‘멍’입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취약기업들의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보고를 받고 코로나 이후에도 일부 기업은 회복되지 않는 멍이 들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멍이 너무 깊지 않을 때 취약 기업들을 구제해야 한다는 발언입니다.

취약 기업들을 타겟팅해 지원하기 위해 3차 추경이 필요하다는 강조도 했습니다. 추경안의 6월 통과를 위해 ‘비상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문 대통령이 발언한 배경입니다. 화요일 ‘멍’ 발언에 이어 같은 주 일요일 ‘비상한 방법’ 발언을 연달아 내놓은 이유입니다.

자료=한국은행
文대통령 뇌리에 남은 ‘시퍼런 멍’

이처럼 일부 취약 기업에 대한 문제의식이 이번주 문 대통령의 뇌리에 남은 것은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기업경영분석’ 자료 때문입니다. 정부의 코로나 대처가 선방하면서 평균적인 경제 지표는 정상궤도를 찾고 있습니다만, 취약 기업들의 상황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겁니다.

한은이 발표한 올해 1분기 기업경영분석 자료를 보면 상장기업(전산업) 중 상위 25%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적어도 16.3%(전년 동기 대비)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정도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16.8%), 4분기(16.7%)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지난해 1분기(13.3%), 2분기(15.2%)보다는 오히려 높습니다.

반면 하위 25%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적어도 14.2%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4분기(-12.2%)보다 2%포인트 낮아진 수치입니다. 지난해 1~3분기(-12.2%→-11.3%→-12.0%)와 비교해도 뚜렷히 저조한 숫자입니다.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지표가 취약한 기업들에서 특히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뜻입니다.

기업의 수익성을 반영하는 매출액영업이익률 지표를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1분기 상장기업(전산업) 중 상위 25%의 매출액영업이익률 하한선은 8.7%로 전분기(8.9%) 대비 0.2%포인트 하락에 그쳤습니다. 전년 동기(7.8%)보다는 오히려 개선됐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하위 25%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의 상한선은 마이너스(-)4.1%였습니다. 전년 동기(-1.6%)보다 2.5%포인트 급락한 수치입니다. 종합하면, 잘 되는 기업은 비슷한 수준으로 양호한 성정을 거뒀지만 어려운 기업들은 빠르게 어려워졌다는 뜻이 됩니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 충격이 1분기보다 2분기에 더 깊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입니다. 취약 기업에 더 깊은 멍이 들고 있을지 모른다는 뜻입니다.

김상조 실장은 “시장 전체의 안정성은 상당히 개선됐다. 평균적으로 보면 그렇다”면서 “그렇지만 여전히 어려운 기업들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라고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런 어려움들이 계속되는 기업들의 범주가 어디냐 하면 신용도가 낮은 중견·중소기업들, 또는 매출이 급감한 원사업자와 거래를 하고 있는 협력업체들”이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자료=한국은행
답은 정해졌고…3차 추경만 바라본다

문제는 지금으로서는 이들 기업을 도울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입니다. 코로나로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은 기업이 어디인지도 알고,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도 알지만 ‘총알’이 없어서입니다. 취약한 기업들에 자금을 지원하려면 저신용등급의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매입해야 하고, 이를 매입할 특수목적기구(SPV)도 만들기로 했습니다. (SPV가 아니고서는 딱히 비우량 회사채를 사줄 주체가 마땅치 않습니다. 최근 고공행진하는 회사채 금리가 이를 방증합니다.)

그러나 SPV를 실제 가동하려면 정부의 재정 투입이 필요합니다. SPV의 유동성의 대부분을 한은이 담당하기로 했지만, 그 리스크를 분담하기 위해 산업은행 같은 정책금융기관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참고: 주간 문재인 5월 25일자 ‘3월에 두번 5월에 한번…韓銀에 세 번 감사한 文’)

이를 위해서 3차 추경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입니다. 김상조 실장은 “저신용 회사채, CP 매입기구가 가동되기 위한 스킴(scheme)은 다 만들어졌다”며 “SPV가 가동되기 위해서는 산은의 증자가 필요하고, 그 산은 증자를 비롯한 정책금융기관의 투자분이 이번 3차 추경안에 5조원 규모로 반영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비우량 회사채는 분기말에 대거 만기가 돌아옵니다. 특히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비우량 회사채 중 절반 이상이 6월과 9월에 만기가 집중돼 있습니다. SPV 출범을 언제까지고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한국은행의 전격적 금리인하 조치로 국고채 금리는 하락(가격 상승)하고 있지만, 회사채 금리는 고공행진(가격 하락)하고 있다. 그만큼 회사채를 사려는 주체가 없다는 뜻이다. (자료=마켓포인트)
*주: 대통령의 일정은 정교하고 치밀하게(정치하게) 계획됩니다. 대통령의 발언뿐 아니라 동선 하나하나가 메시지입니다. 대통령의 시간은 유한하니까. 만일 대통령이 어딘가를 간다면, 어떤 것을 언급한다면, 꼭 이유가 있습니다. 보통은 통계로 확인되지요.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발자취를 찬찬히 따라가 보면 한국의 경제와 사회의 자화상이 나타납니다. 그 그림을 ‘한땀한땀’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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