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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국내 미등록 美특허사용료 비과세"…기아 이어 현대차도 승소

남궁민관 기자I 2020.04.27 06:00:00

현대차, 美 기업과 특허 사용료 거래
국내원천소득으로 보고 법인세 냈다가 환급 신청
法, 법인세 앞서 한·미 조세협약 따라 비과세 판단
앞서 기아차 역시 같은 특허로 1·2심 승소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미국에만 등록돼 있고 한국에 등록돼 있지 않은 특허라면, 해당 특허 사용료는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 판단이 재차 나왔다.

앞서 기아자동차는 미국에만 등록된 특허사용료에 대한 법인세를 국내 과세당국에 납부했다가 이를 환급해달라고 소송을 내 1·2심 모두 승소한 상황으로, 현대자동차 역시 같은 특허를 놓고 동일한 환급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것.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성용)는 현대자동차가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경정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기아자동차 사옥.(이데일리DB)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11년 12월 미국 법인을 통해 현지기업인 A사와 오디오 기기 연동기술 특허에 관한 모든 권리를 부여받는 특허 재실시 계약을 체결하고, A사에게 특허사용료로 85억6000여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현대차는 특허사용료가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한다고 보고 특허사용료의 15%인 12억8000여만원을 법인세 원천징수해 서초세무서에 납부했다.

다만 현대차는 2015년 해당 특허사용료가 한·미 조세협약 규정에 따라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파악하고, 납부한 법인세를 환급해달라며 경정청구했다. 서초세무서는 법인세법 규정에 따라 이를 거부했고, 이에 현대차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현대차 손을 들었다.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제 조세조약이 법인세법보다 우선 적용돼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법인세법 규정은 외국법인이 특허권을 국외에서 등록했을뿐 국내에서 등록하지 않았더라도 그 특허권이 국내에서 제조·판매에 사용됐다면 그 사용의 대가로 지급받는 소득을 국내원천소득으로 보도록 정했다”면서도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에는 비거주자 또는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의 구분에 관하여는 소득세법 및 법인세법에도 불구하고 조세조약이 우선해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조세조약 규정에 따르면 특허권의 속지주의 원칙상 특허권자가 특허물건을 독점적으로 생산, 사용, 양도, 대요하는 등의 특허실시에 관한 권리는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의 영역 내에서만 그 효력을 미친다고 봤다.

이에 재판부는 “미국법인이 국내에 특허권을 등록해 국내에서 특허 실시권을 갖는 경우에 그 특허실시권의 사용대가로 지급받는 소득만을 국내원천소득으로 정했을뿐”이라며 “한·미 조세협약의 해석상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 외에서는 특허권의 침해가 발생할 수도 없어 그 사용의 대가를 지급한다는 것을 관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미국법인이 특허권을 국외에서 등록 했을 뿐 국내에서 등록하지 않은 경우에는 미국법인이 그와 관련해 지급받는 소득은 그 사용의 대가가 될수 없으므로 국내원천소득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기아차는 동일한 사안을 놓고 이미 2심까지 승소 판결을 받았다. 기아차는 동일한 특허 사용료로 A사에 15억7000여만원을 지급한 뒤 서초세무서에 2억4000여만원을 법인세로 원천징수해 납부했다. 이어 법인세 경정거부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제기해 1심에 이어 지난해 10월 2심도 승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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