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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탄 마이크로디지탈…전망도 설왕설래

김성훈 기자I 2019.06.09 10:16:25

상장 첫날 상한가 뒤 급락 ''롤러코스터'' 행보
주요주주 주식 전량 매도에 투심 불안 커져
개인 ''사자'' VS 기관 ''팔자'' 투자 방향 반대
"중장기적으로 메리트…단기 차익은 글쎄"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의료용기기 제조업체인 ㈜마이크로디지탈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지난 5일 코스닥 시장에 데뷔한 마이크로디지탈(305090)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상장 한 시간 만에 상한가를 기록하며 공모가 대비 137% 급등하더니 추락을 거듭하며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해서다. 개인 매수세와 기관 매도세가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향후 흐름을 두고 금융투자업계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마이크로디지탈은 지난 7일 전 거래일보다 8.70%(3400원) 하락한 3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상장 후 이틀째인 이날 하락 폭이 첫날(-4.75%)보다 커지면서 이틀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상장 첫날 오전만 해도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마이크로디지탈은 상장 한 시간 만인 오전 10시에 상한가(28.84%)를 기록하며 5만3300원까지 치솟았다. 공모가(2만3000원)와 비교하면 무려 131.7% 급등한 것이다. 그러나 오후 들어 하락폭이 가팔라지더니 4.75%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일찌감치 상한가를 찍으며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기세가 꺾이면서 군침을 삼켜야 했다.

지난 2002년 설립한 마이크로디지탈은 대학 연구실과 의학 관련 연구개발(R&D)센터, 대형 종합병원 등에 정밀진단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미량 흡광분석 시스템(Nabi)과 전자동 면역분석 시스템(Diamond) 등을 주력 제품으로 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마이크로디지탈의 기술력이 ‘독보적이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상장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지난달 20~21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845곳에 달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해 621대 1의 경쟁률로 희망밴드 상단인 2만3000원에 공모가를 결정하기도 했다.반등을 노리던 마이크로디지탈은 주식 대량 매도 소식에 이틀 연속 분루(憤淚)를 삼켰다. 서린바이오(038070)는 5일 장 마감 후 보유 중인 마이크로디지탈 주식 20만주를 약 94억원에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마이크로디지탈의 자기자본(지난해 기준) 대비 16.95%에 해당하는 규모로 1주당 약 4만7000원에 매도하면서 현 주가(7일 기준 3만5700원) 대비 23억원 가까운 차익을 추가로 챙겼다.

실적 흐름이 불안한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마이크로디지탈은 지난해 매출 45억원에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듬해 매출이 3.7%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2억 손실로 돌아섰다. 마이크로디지탈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상장 준비에다 영업·매출채권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시적인 비용이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디지탈에 대한 투자주체별 대응도 엇갈린 모습이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개인은 이틀간 마이크로디지탈 주식 325억원어치를 바구니에 담으며 주간 개인 순매수 종목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기관은 같은 기간 198억원을 팔며 주간 순매도 1위를 기록하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로디지탈은 글로벌 파트너사들의 니즈를 반영한 바이오마커를 직접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현장 진단기기인 ‘FASTA’와 바이오마커를 직접 생산해 장비와 키트 마진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인 메리트를 갖추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 첫날 주요주주가 보유 주식 전량을 매도하면서 상장 초반 불안한 시그널을 준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오는 2021년으로 점쳐지는 상황에서 단기 차익을 노린다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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